2007년, 한 TV프로그램에 팔꿈치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학생이 소개됐습니다.
오른쪽 팔꿈치로 건반을 하나씩 누르며 놀라운 연주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방송 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볼 때마다 안쓰러운 표정으로 오른팔을 쳐다봤습니다. 물론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정말 힘들었겠다…”
하지만 그녀에겐 그런 격려들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팔 때문에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한데 왜 그러지?”
그녀가 세 살 되던 해, 정육점 기계에 장난을 치다 오른팔을 크게 다쳤습니다.
“너무 어릴 때 일이라 슬펐는지, 좌절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그녀의 기억 속엔 슬픈 기억이 없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자랐기 때문입니다.
“숟가락질은 스스로 해야지!” 부모님은 딸을 가엾게 여긴 적이 없습니다.
“요리나 설거지도 스스로 했어요.” - 최혜연 씨 뭐든지 스스로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지켜봐 주셨습니다.
덕분에 그녀는 스스로 못하는 일이 없었고 늘 밝게 자랐습니다. 그리고 5살 때, 피아노 선생님이던 이모의 권유로 처음 피아노 건반에 손을 얹었습니다.
“팔꿈치와 왼손으로 연주를 하는 게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 피아노 선생님 정은현 씨 그녀를 처음 만난 피아노 학원 선생님은 연주 장면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7년을 함께했습니다.
선생님은 혜연 씨를 위해 특별히 편곡을 해주었습니다. 자유롭지 않은 오른팔로도 충분히 곡을 소화하도록 도와준 겁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눈에 그녀는 장애인이 아니라 혜연이일 뿐이었습니다.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할 것이란 믿음 속에 혜연이는 쑥쑥 자랐습니다.
“희망을 전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 최혜연 씨 그 믿음 덕분에 그녀는 행복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했습니다.
“팔꿈치 피아니스트로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냥 피아니스트예요.” 21살, 성인이 된 그녀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하기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내일(28일), 그녀의 연주회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