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러시아 설원을 누비고 있는 커플입니다. 우리 커플의 여정은 시작부터 특별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여행이란 키워드 하나만으로 통하는 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가슴이 설렜죠.
그래서 사귄 지 6개월 만에 함께 SUV 승용차로 세계 일주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모아둔 돈을 긁어모아 중고차를 구입했죠.
“사귄 지 얼마 안 됐는데... 괜찮아?” 연애한 지 오래되지 않은 커플이 자동차 한 대만 가지고 세계여행을 한단 사실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요. 2016년 10월 31일. 무작정 500만원을 가지고 함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행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추운 날씨 때문에 자동차 창문이 달리는 도중에 떨어져 나가기도 했고
돈을 아끼기 위해 하루에 한 끼 밖에 못 먹는 날도 허다했습니다.
여행 중 찍었던 사진이나 직접 만든 팔찌를 팔아 조금씩 돈을 벌고는 있지만 항상 부족합니다.
개조한 자동차 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일은 일상이 됐습니다.
그래도 우린 행복합니다. 이런 멋진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거든요.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키스도 하고
둥근 무지개를 바라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누리는 계획적이고 꼼꼼해요.” - 남자친구 김병준 씨 - “오빠는 추진력이 좋아요. 뭐든 생각하는 대로 실행에 옮기죠.” -여자친구 나누리 씨 - 그리고 여행을 통해 서로 몰랐던 부분도 알아가게 됐죠.
저희가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돈이 많거나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에요. 그냥 하루하루 부딪쳐나가는 것뿐이에요. 우리에게 여행은 곧 일상이니까요.
우리는 지금 러시아 앙가르스크에 있어요. 그리고 60,000KM를 달려 아프리카 남아공까지 갈 겁니다. 언제 또 차가 퍼질지 모르지만 우린 항상 즐겁고 행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