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해, 늘 새로워, 한국을 빛낸 50년의 건배사

다사다난했던 2016년. 송년회 술자리에서 답답하고 속상했던 일들 털어내려는 분들 많을 텐데요. 그런데 이런 술자리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건 바로 ‘건배사’입니다.

식상한 건배사를 했다가는 ‘센스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도 있습니다. 유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건배사, 과거에는 어떤 건배사가 ‘대세’였을까요?

1960년, 70년대 경제 개발 시절. 협동을 강조하는 건배사가 주를 이뤘습니다. 대표가 건배사를 외치면 참석자 전원이 따라 부르는 딱딱한 분위기였습니다.

# 1990년대 ‘줄임말’ 청바지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오징어 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재개발 재미있고 개성 있고 발전적으로

지금처럼 줄임말로 건배사를 쓰기 시작한 건 소위 X세대가 주류를 이뤘던 1990년대 이후. 삼행시나 언어유희 등 재치있는 건배사가 등장하며 술자리에서는 웃음이 넘쳐났습니다.

# 2000년대 ‘글로벌화’ 소취하 당취평 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고 당신에게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스페로 스페라 (Spero Spera) 숨 쉬는 한 희망은 있다

2000년대가 되자, 외국 명언이나 외국어처럼 들리는 한국어를 활용한 글로벌한 건배구호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대통령에 따라 달라지는 건배사 노무현 정부 권위주의! 타파하자! 이명박 정부 4대강! 살리자! 박근혜 정부 비전 갖고 / 행하면 / 기적 이룬다

대통령에 따라 공직사회에서는 건배사의 ‘대세’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 2016년 ‘사회 풍자’ 최순실 최대한 / 순순히 /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 장시호 장소 불문 / 시간 불문 / 호탕하게 마시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최근엔 분노를 담은 사회풍자 건배사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그 래 도 ( 그래 내일은 도약할 거야! ) 원 더 풀 ( 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기를 ) 오늘은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건배사를 제안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만 알고 있는 기발한 건배사가 있다면 댓글로 제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