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씨 죄송합니다.”
그다음 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8년 동안 받은
불합격 통보였거든요.
지적 장애인인 제게 취업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때마다 몰래 눈물을 훔쳤습니다.
절 예쁘게 키워주신 아버지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버지 생신 선물로
새빨간 장미 손수건을 살 수 있었습니다.
제가 번 돈으로 준비한 첫 선물이었죠.
“이런 거 필요 없는데…”
아버지께서는 손사래를 치셨지만
저는 알아요. 무뚝뚝한 우리 아버지는
좋은 티도 잘 못 내신다는 걸.
요즘 전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향하는 곳은
‘원 테이블 원 플라워(One Table One Flower)’
캠페인을 하는 꽃밭사업단. 제 소중한 직장이죠.
도착하면 오늘 할 일을 확인합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꽃을 배달하는 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죠.
“안녕하세요∼ 꽃 왔습니다!”
근처 회사를 찾아가
책상 하나하나에 작은 꽃병을 올려둡니다.
“와∼ 오늘 꽃 예쁘다!”
업무에 지친 직원들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면
그 모습에 제가 더 행복해져요.
땀 흘려 일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마음이 통하는 직장 동료들도 만나
살아가는 데 의지가 됩니다.
<김나라 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8명에서 17명.
천안에 있는 장애인 기업 꽃밭사업단은
지난 7년 동안 직원 수가 2배 넘게 늘었습니다.
“One Table One Flower 캠페인으로
매출이 많이 늘었어요.
덩달아 사람도 더 뽑았죠.”
- 꽃밭사업단 박영옥 팀장
‘One Table One Flower’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직원들 복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꽃을 사는 캠페인입니다.
“책상 분위기가 상쾌해졌어요.
바로 이 꽃 한 송이 덕분입니다.”
- 삼성디스플레이 김선화 사원
일주일에 한 번씩
회사 책상에 싱싱한 꽃이 배달됩니다.
“꽃을 공부하려 돈을 모으고 있어요.
요즘은 사는 게 정말 뿌듯합니다.”
- 김나라 씨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말하는 김나라 씨.
꽃 덕분에 그녀의 삶이 활짝 피어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