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비벼 먹는 아이, 그게 바로 접니다
역사를 ‘비벼 먹는다’는 소년이 있습니다.
‘역사 비빔밥회’의 선생님, 12살 박준태 군입니다.
“비빔밥도 양념 따로 채소 따로 먹으면 맛없잖아요. 잘 비벼 먹어야 맛있는 거죠. 역사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준태 군은 인물과 사건들을 맛있게 비벼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일까요. 초등학교 5학년인 준태 군은 한국사 능력 1급, 최연소 세계사 능력 시험 중급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역사 덕후’라 불리는 준태 군의 역사 사랑은 7살 때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로 준태 군은 책, 드라마, 웹툰 등을 찾아보며 역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주말이면 놀이동산 대신 유적지를 찾았습니다.
스케치북에 직접 인물이나 지도, 역사 만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몇 권이나 쌓인 이 스케치북들은 준태 군의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엄마가 처음 제안했을 때는 귀찮기도 했는데 요즘은 제가 더 신나고 좋아해요.” 준태 군은 1년 전부터는 작은 도서관에서 ‘역사 비빔밥회’ 선생님으로 활동하며 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해 수강료 200원을 받습니다. 이 돈으로 월 말에 학생들과 함께 간식을 사 먹습니다.
“눈높이에 맞춰서 잘 설명해줘요.” - 역사비빔밥회 수강생 처음에는 산만하던 아이들도 이젠 눈을 반짝이며 준태 선생님에게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준태 군은 최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접하면서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고려를 망하게 한 신돈과 같이 준태 군이 배운 역사에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만 이를 거울삼아 잘못된 일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어요. 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역사나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제대로 알아야 다음 선거나, 미래에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준태 군은 역사를 맛있게 비벼 먹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준태 군은 역사를 알기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12살 어린이에게 너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