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리 할매들의 핫플레이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이 깊은 산골엔 수상한 가건물이 있습니다.
컨테이너로 지어진 이 가건물의 정체는 바로 산골 마을에 딱 하나뿐인 미용실입니다.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 “난 강남스타일이 좋아요. 강남스타일로 해주세요!” 희끗희끗한 할머니의 머리카락이 원장님의 화려한 가위질을 거치자
“완전 마음에 들어요! 역시 원장님!” 세련된 서울 강남 스타일로 변했습니다. 할머니도 매우 만족합니다. 머리 자르는 비용은 0원! 이 미용실의 원장님인 김은숙 씨가 마을 어르신들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여기 오기 전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큰 미용실에서 연예인들 머리를 만졌죠. 나름 잘 나갔어요.” - 김은숙 님 이 미용실 원장인 김은숙 씨는 예전엔 서울 압구정동에서 유명 헤어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압구정동에 있어야 할 그녀가 왜 이 시골로 온 걸까요?
“압구정에서 일할 때는 돈도 많이 벌었죠. 그런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늘 조심해야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도 천식이랑 아토피로 건강이 안 좋았고요.” - 김은숙 님
도시 생활에 지친 그녀에게 남편은 산골 생활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 은숙 씨 가족은 이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산골에 들어온 지 3년째, 미용기술을 썩히기 아까워 컨테이너를 개조해 미용실을 차렸습니다. 손님은 마을 어르신들.
사실 손님이기 전에 이웃사촌입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머리를 하지 않더라도 미용실에 들러 두런두런 이야기 하고 반찬도 나눕니다.
“다과는 늘 다섯 가지 정도 준비해놔요. 어르신들이 이런저런 이야기하시면서 드시거든요. 특히 스트링치즈를 제일 좋아하세요!” - 김은숙 님 전보다 돈은 못 벌지만 마음은 더 풍성해졌습니다.
“서울에서와 달리 여기선 머리 자르는 시간이 정말 즐거워요! 아이들도 천식 아토피가 다 나았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 김은숙 님
“제 능력으로 사람들한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걸 여기 와서 깨달았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일상 순간순간 행복하다고 느끼죠” - 김은숙 님
김은숙 씨는 평생 이 산골에서 살 생각입니다. 다섯 식구가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더 소중한 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