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목을 영어로 배우고,
쉬는 시간에도 영어로 말해야 하는 학교.
선생님들도 모두 원어민.
100%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어느 한 특목고의 광고문구 같지만,
130년 전, 당시 조선에 있었던 학교의 모습입니다.
이 학교는 고종이 1886년에 설립한
국가 영어교육기관, ‘육영공원’입니다.
또, 평민들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사립 학교도 있었습니다.
서양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였죠.
조선 시대 영어 학교에서는
발음을 터득하기 위한 교재가 있었고,
원어민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말하기 중심의 수업이었던 겁니다.
“조선 사람은 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어학자로
그 뛰어남은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감히 따르지 못할 것이라 보고되고 있다.”
- 한반도 (시노부 준페이, 1901)
이런 회화 중심의 영어 교육은
그 효과를 톡톡히 냈습니다.
“일본 강점기가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암흑기였다.”
- 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김태영 교수
하지만, 1910년 일제 강점기 이후
영어 교육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홋또 이스 잣또?
(What is that?)”
학교에는 일본인들이 만든 영어책만 남았습니다.
교실에선 제대로 된 영어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법을 달달 외우고,
긴 영어 지문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이
영어 교육의 전부였습니다.
“일본인에게 5-10년간 영어를 배운
조선 남학생들에게
나의(원어민) 발음은 우스꽝스럽게 들렸다.”
- 일제 강점기의 조선 생활상 (헨리 버지스 드레이크 , 1930)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일본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외우고 또 외우기만 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인 영어 시험 점수는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눈으로는 영어를 해석할 수 있어도
입으로는 단 한마디 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어는 언어입니다.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우리 영어 교육은
조선 시대 선조들이 했던 교육보다
아직까지 뒤처져 있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