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맞서는 17살 조각미남
잔혹한 무장테러집단 IS를 향해 선전포고한 이라크 청년이 있습니다.
그의 무기는 자신의 두 손으로 만든 ‘조각상’입니다.
17살 네노우스 타비트가 공들여 만든 석상. 우리나라의 해태상 격인 이라크의 수호신 ‘라마수(Lamassue) 석상’을 본 따 만든 겁니다.
원래 라마수 석상은 이라크 님루드 지역의 한 고대유적지에 3,000여년 동안 보존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이 지역을 점거했던 IS에 의해 파괴됐습니다.
타비트는 선조들의 얼이 담긴 문화유산이 부서지는 모습에 분노했습니다. 그는 총 대신 조각칼을 손에 들었습니다.
라마수 석상 등 IS가 파괴한 고대 예술 작품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완성된 조각은 IS가 보란 듯이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아무리 IS가 선조의 역사와 문화를 짓밟아도, 우리의 의지는 결코 꺾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겁니다.
조각가였던 아버지 어깨 너머로 배운 게 전부였지만 그의 실력은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조각을 하고 있습니다. IS는 ‘우상’을 만드는 조각가들을 종교적 배신자로 여겨 무조건 사살하기 때문입니다.
IS가 동네를 습격한 아찔한 순간에도 몰래 숨어 조각작업을 해왔습니다. 최근 1년간 IS가 파괴한 18개 조각상과 1개의 벽화를 되살려냈습니다.
현재 타비트는 무료로 예술교육도 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듬고 있습니다.
예술의 힘으로 IS에 맞서고 있는 네노우스 타비트. 그의 두 손은 부서진 문화유산 뿐 아니라 이라크인들의 무너진 마음까지 되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