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은... 관심 없을 목소리
제 나이 서른 살. 남들은 직장도 구하고, 인생의 기반을 다져나갈 나이인데 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그건 뮤지컬 배우라는 꿈입니다.
조금은 늦은 도전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 어린 말을 합니다. 뮤지컬 배우란 제 꿈 때문이 아닙니다.
손가락 네 개를 절단한 손과 보조기 없이는 말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제 성대 때문입니다.
1년 전, 저는 전신 화상을 입었습니다. 일 때문에 들렀던 사무실에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폭발사고 때문이었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만 서른 번이 넘었고, 치료 중에 찾아오는 패혈증으로 숨이 멎는 일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살이 탄 자리를 긁어내는 치료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졸도하는 것도 다반사였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지옥 같은 8개월의 병원생활을 끝내자마자 저는 제일 먼저 대학로의 작은 방을 얻었습니다. 왜냐고요?
어린 시절 꿈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죽음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지 확실히 깨달았고, ‘내일’이 아닌 ‘오늘’ 행복한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년에 2백 편이 넘는 연극을 보고, 백 권이 넘는 연극 관련 책을 읽었습니다. 사고 후유증과의 싸움으로 힘들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연극인들과 만나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성대를 제거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성대를 지키기 위해 목으로 관을 삽입해 숨을 쉬고 있는데 그게 몸에 너무 해롭다는 겁니다.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크지만 죽음의 문 앞까지 갔다 오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제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 주저앉지 않고 꿈을 향해 노력하면 분명 변화는 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목소리를 잃기 전에 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삶의 끝에서 저를 붙잡고, 끌어당겨 이곳에 있게 해준 소중한 꿈과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이동근 님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시점의 뉴스입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정성은 절망을 딛고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펼칠 이동근 님 공연의 제작비에 쓰입니다. 이 캠페인은 SBS나도펀딩과 해피빈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