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불지른 영등포 소녀들
부쩍 추워진 요즘, 사람들의 마음에 불 지르고 다니는 방화범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화재 원인은 바로 이 엽서들!
사건의 발단은 10월 28일. 시장에 다녀온 R씨가 올린 트윗에 1만여명의 마음이 따뜻해지다 못해 화상을 입은 겁니다.
길고양이 급식소를 만들기 위해 직접 엽서를 그려 시장에서 판매한 학생들을 수소문 끝에 스브스뉴스가 만났습니다.
크흠…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수줍) 아… 안녕하세요. 저는 문래중 1학년 최희우라고 합니다. 저 말고도 친구들 6명이서 나가서 했어요. 그림을 좀 못 그렸는데...ㅎㅎ - 문래중 1학년 최희우 학생
초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이었군요. 엽서는 많이 팔렸나요? 네! 사실 사람들이 저희가 만든 엽서를 보고... 별로 관심 안 가질 것 같았는데… 깜짝 놀랐어요! 120장 팔아서 6만원 정도 모았답니다.
그렇군! 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가요? 저희가 청소년센터에서 ‘버려진 동물’ 수업을 듣거든요.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찾아가기도 했어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큰 건 아니더라도 저희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날씨도 추워지고 고양이들 겨울 집을 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돈이 없잖아요.
그러다 버려진 고양이들을 엽서에 그려 팔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 거예요. 아! 그럼 그린 동물이 실제로 버려진 고양이를 그린 건가요?
네. 저희가 인천의 한 보호소에 가서 사진 찍은 동물들을 따라 그린 거예요. 엽서를 사신 분에겐 그 그림의 실제 모델인 고양이 사진을 보여드렸어요.
아하. 그럼 고양이들 겨울 집은 만들어지고 있는 건가요? 네! 친구들과 목공 작업을 하고 있어요. 다음 주쯤 완성될 것 같아요. 그럼 이걸 학교에 가져다 놓을 거예요.
대단하군요. 마지막으로 ‘마음 방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있나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혹시나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분이 있다면 새 아이만 보지 말고 버려진 동물도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까지 마음에 불을 지른 영등포 소녀들. 추운 우리 마음에 불질러줘서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