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7일 목요일.
고3 학생들이 수능 시험장에 입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수험생이 나타납니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목도리를 두르고
책가방까지 단단히 멘 수험생.
올해 79세인 김정자 할머니입니다.
김정자 할머니는
2017학년도 수능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중 최고령입니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스브스뉴스가
김정자 할머니를 만나봤습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청암여자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정자입니다.
아 학교에 다니고 계셨군요?
언제 입학하신 거에요?
2013년부터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원래는 더 일찍 다니고 싶었는데,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5년 뒤에나 다니고 있네요.
만학도가 되신 이유가 궁금해요!
해방되고 국민학교에 들어갔는데, 5학년이 됐을 때 한국전쟁이 터졌어요.
어렵게 공부했죠.
전쟁이 나서 교실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중학교도 못 간 거예요.
저와 동갑이었던 사촌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는데,
집안에서는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공부를 안 시켰어요.
그 서러움은 안 당한 사람은 몰라요.
항상 마음고생이었으니까요.
못 배운 티가 날까 봐 말도 못하고…
다른 사람한테 무시당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늦게라도 공부할 수 있어서
학교에 감사드려요.
수능을 치를 결심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
항상 궁금했어요.
수능이 얼마나 어려운지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내가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험을 보고 나니 수험생들의 마음과 지켜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모두 이해돼요.
수능 점수는 잘 나왔나요?
네. 만족스러워요. (부끄)
대학 진학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제가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고령이기도 하니까
대학교에 다닐 자신은 없어요.
그런데 마음은 정말 가고 싶어요!
“김정자 할머니는 허리가 많이 아픈데도
4년 동안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성실한 학생이시죠.
역사 과목도 반에서 1등이랍니다.”
-노원구 중계동 청암여자중고등학교 김은주 선생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자라는 역사를 쓴 김정자 할머니.
할머니를 본 다른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