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축구선수 김부관입니다.
아, 누구냐고요? 수원 FC 부주장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죠.
저희는 지난해 K리그 2부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한 팀입니다.
이번 시즌, 강팀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심장과 다리 근육이 터질 듯 뛰었고,
공격하고 또 공격했습니다.
덕분에 과분한 극찬을 받았죠.
그런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습니다.
“수원 FC? 수원 삼성이랑 뭐가 달라?”
처음 1부 리그로 올라왔을 때,
인기 구단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헷갈려 하는 사람도 많았고
“운이 좋았으니까 올라왔지…”
“다음 시즌엔 또 강등될 거야…”
다른 1부 리그 팀보다 관심도 받지 못했어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죠.
저희 팀엔 슈퍼스타도,
돈도 없어 지원도 부족했으니까요.
그래도 늘 우리를 따뜻하게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었어요.
네! 바로 저희 수원 FC 서포터즈들이죠.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어요.
“김부관∼ 수원 FC 김부관∼”
“부르스∼ 우리의 부르스∼”
저희가 경기를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와서 응원해 줬어요.
서포터즈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하는 1부 리그 운동장은
저희에겐 천국이었습니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따가운 질타 한 마디 안 하셨죠.
아니, 못하셨다는 게 더 맞을 거예요.
혹시 저희가 자신감을 잃을까 걱정하셨던 거죠.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저희 목표는 ‘119’. 11승! 9위 잔류!
이번 시즌 이게 저희의 목표였어요.
그리고…
“마지막이야… 진짜 마지막이야…”
지난 11월 5일,
인천유나이티드와 마지막 경기가 있었어요.
이 경기에서 지면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상황이었죠.
정말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1:0으로 졌습니다.
이번 시즌 성적은 10승9무19패.
단 1승이 부족해 저희는 다시 2부 리그로
내려가게 됐습니다.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또다시 1부 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아쉬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팬들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한 시즌 동안 감동을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우리는 더 열심히 응원할 거예요! 힘내세요!”
-수원 FC 응원단 리얼 크루-
하지만…
팬들은 오히려 저희를 위로해줬어요.
“할 수 있어요!”
“고개 숙이지 마세요! 당당하게 일어서세요!”
-수원 FC 응원단 리얼 크루-
저희는 2부 리그로 내려갑니다.
하지만, 다시 1부 리그로 올라올 겁니다.
리얼 크루 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