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절대 못 없앨 소녀상
“다 같이 돈을 모아 쿵푸팬더 미니 블록을 샀어요."
"조립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만들고 부수고 수차례 반복했죠.”
“몇 시간을 투자해 드디어 완성했어요. 쿵푸팬더냐고요? 아뇨. 바로 이 소녀상이요.”
이 청년들이 판다 캐릭터 미니 블록으로 소녀상을 만들어낸 건 대단한 ‘금손’이어서도, 기막힌 우연도 아닙니다.
지난해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가 본격화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분개했고 이는 평택에 있던 11명의 청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말 소녀상이 없어지겠다 싶었던 그들은 올해 1월 처음으로 수요집회에 나갔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절규를 직접 듣고 나니 더욱 가슴 아팠습니다.
일본 정부가 소녀상 없앨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더 많이 세울 방법은 없을까. 그러다 책상 위의 미니 블록을 발견했습니다.
소녀상 동상을 만들 돈은 없지만 블록으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소녀상 블록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시중의 온갖 블록 제품을 뒤진 끝에 흰색과 검은색, 갈색이 들어있는 제품을 찾았습니다. 설계도도 없이 무작정 조립했습니다.
드디어 완성한 소녀상 모형.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차! 어떻게 조립했는지 잊어버린 겁니다.
블록을 해체해 다시 조립하면서 이번엔 컴퓨터로 매번 표시해 조립 설명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소녀상 블록을 어떻게 퍼뜨릴지 고민했습니다. 8월부터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봤는데 놀랍게도 4천만 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습니다.
기부자에겐 소녀상 블록을 선물하고 남은 돈은 위안부 할머니를 돕고, 그들이 사는 평택에 실물 크기 소녀상을 세우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어요. 일상 곳곳에 소녀상 블록이 있는 걸 보면 저희도 뿌듯하죠.”
“일본이 없애려고 하더라도 이 작은 소녀상은 못 없앨 거예요. 우리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