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대통령직 사퇴하겠습니다.”
“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
2012년 독일의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크리스티안 불프. 취임한 지 8개월 만에 사퇴했습니다. 당선 이전에 친구에게 빌린 돈 때문이었습니다.
2008년 주지사 시절 그는 주택 구매를 위해 기업가인 친구로부터 은행보다 1%포인트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렸습니다.
2007년 휴가 때 또 다른 지인에게 우리 돈 90만 원가량을 빌려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불프 대통령은 직무와 관계없이 그냥 친구에게 돈을 빌렸던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차를 살 때 할부이자를 0.5% 포인트 할인 받고 판매원으로부터 5만 원 짜리 장난감차를 아들 생일 선물로 받은 사실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우리 김영란법으로도 문제될 게 없는 행동이었지만 독일 국민은 대통령을 이해해주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5%가 대통령 사임에 찬성했습니다.
검찰도 대통령 비리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나섰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을 없애달라고 연방의회에 요청했습니다.
크리스티안 불프는 첫 비리가 폭로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포도주 한 병 때문에 사임한 공무원도 있습니다. 호주의 배리 오패럴 前 주총리는 지난해 4월 약 290만원 짜리 포도주를 선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묻지도 않고 보낸 포도주여서 누구에게서 받은 지도 모른다고 항변해봤지만 비난여론은 거세졌고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존경과 사랑을 받던 공직자였지만 청렴성에 흠집이 가자 국민들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공직자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대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