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도화지야?

“강아지를 이용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지난 6월에 한 애견미용대회가 열렸습니다.

대회에서 수상한 강아지들입니다. 미키마우스, 올라프,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알록달록한 캐릭터를 온몸에 두르고 있습니다.

강아지 염색약 업체의 주최로 이뤄진 대회가 끝난 뒤 상 받은 강아지들의 사진이 SNS로 퍼지며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대회의 사진들이 SNS에 오르자 예상치 못한 여론의 역풍이 불었습니다. ‘강아지 염색’은 또 다른 학대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대회를 주최한 업체에서 제공한 염색약 상품 겉면 주의사항에도 전신 염색은 피하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스스로 경고까지 하면서 왜 전신 염색한 강아지에게 상까지 준 걸까요?

강아지는 후각이 예민하니 전신 염색을 한 번에 하지는 말라고 주의를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회에서 수상한 강아지들은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 염색을 한 것이어서 주의사항을 지킨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선 펫 아트 미용이 예술의 한 영역으로 인정받은 지 오래” 염색약이 해롭다는 증거도 부작용 사례도 아직 없어 학대라고 볼 수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염색약은 피부병, 알레르기,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한세현 수의학 박사/SBS 기자 하지만 수의사들은 강아지 염색에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눈이나, 귀, 생식기에 들어갈 수도 있고 혀로 털을 핥으면 먹을 수도 있게 되죠." -한세현 수의학 박사/SBS 기자 특히 사람과 달리 개는 염색약을 먹을 수도 있어 전신 염색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합니다.

전신 염색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대회 주최 측은 다음 대회부터는 강아지의 전신 염색을 금지시키기로 했습니다.

소중한 강아지를 예쁘게 가꿔주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대회에서 수상한 개들처럼 과한 염색은 곤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