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내 4번째 직업
최근 종영한 ‘보보경심 려’에서 아이유(해수)의 단짝이었던 진기주 씨(채령)의 특이한 이력이 최근 SNS에서 화제입니다.
삼성을 다니다 그만두고 방송기자를 하더니 모델로 활동하고 최근엔 배우까지. 하나도 어려운 걸 네 개나 해낸 겁니다.
역마살이 단단히 낀 걸까요. 대체 왜 이런 특이한 경력을 갖게 된 건지 진기주 씨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뭐라고요? 첫 직장이 삼성이라고요? 공대생이었어요. 청바지에 후줄근한 후드티만 입는. 4학년 때는 밤을 새워가며 입사지원서를 50군데 이상 냈고요. 취업준비는 참 힘들었죠.
졸업 전에 운 좋게도 삼성 인턴모집에 붙었고 6개월 뒤에는 정규직으로 채용됐어요. 이젠 고생 끝이다 생각하면서 걱정 없었죠. 그땐.
졸업 전에 운 좋게도 삼성 인턴모집에 붙었고 6개월 뒤에는 정규직으로 채용됐어요. 이젠 고생 끝이다 생각하면서 걱정 없었죠. 그땐. 회사생활 좋았어요. 그런데 일 년쯤 다니다 보니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뭘까’라는 고민이 생겼어요. 남몰래 간직했던 꿈 ‘배우’가 떠올랐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남의 얘길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사내 모델에 아나운서까지 하다 보니 자연스레 다시 배우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신문방송학과 부전공이었거든요. 기자 준비하던 친구들 스터디에 참여하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배우의 길에 들어설 용기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딱 3개월 수습기자만 하고 그만뒀어요. 이젠 진짜로 배우에 도전해야겠다면서요. 아빠가 ‘넌 이제 내 딸도 아냐’라고 쫓아내실 정도로 집안 분위기는 험악했죠.
왜 배우 말고 슈퍼모델 하셨나요? 밤을 새우면서 극단이랑 연예소속사를 알아보는데 언니가 TV에서 슈퍼모델 광고를 보고는 지나가는 말로 나가보라고 한 게 계기였죠.
운 좋게 예선을 통과하고, 지원자들을 만났는데 저는 여러모로 부족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6kg은 더 나가 통통했고, 헤어 메이크업 안 받고 온 사람은 저뿐이었어요.
이 방법밖에 없다 생각하며 죽기 살기로 노력했어요. ‘넌 범생이 같아서 여기랑 어울리지 않아’라는 말에 미용실 가서 새빨갛게 머리염색도 하고 처음으로 배꼽 나오는 크롭탑도 입었어요. 운동도 토할 때까지 했고요.
결국 슈퍼모델 3위에 올랐습니다. 좋은 기회였죠. 수상자들에게는 소속사 미팅을 주선해 줘서 이렇게 배우활동까지 하게 됐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예쁘고 머리까지 좋아서 이렇게 될 수 있던 거 아닌가요? 사ㄹ...아니 좋아해요.. 짧은 시간에 여러 직업을 거치니 그렇게 보실 수 있다는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악착같이 노력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어요. 남몰래 울기도 많이 울고요.
흠흠, 또 그만두시는 거 아니죠? 계속 연기하는 게 목표예요. 지금은 조연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는데요 언젠가 좋은 배우로 인정받을 거예요. 꼭이요.
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신인배우 진기주 씨. 그녀의 도전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