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60대 남자가 한국까지 찾아와 쓰레기장을 뒤집니다.
서울의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활용품이나 일상 소품도 수집합니다.
그리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키보드, 빗자루, 의자, 효자손 등 자신이 수집한 것을 쌓아 놓기 시작합니다.
서울 한복판에 널브러져 있는 이 ‘쓰레기’들은 사실 세종대왕을 형상화한 ‘착시 예술’입니다.
정면에서 유심히 보면
세종대왕의 웅장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프랑스의 설치예술가 베르나르 프라. 영토를 넓히는 데 골몰했던 대부분의 왕과 달리 문화와 과학에 관심을 기울인 세종대왕을 알고 깊은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그 문화와 과학에 대한 관심의 뿌리엔 백성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도 그의 손만 거치면 예술이 됩니다. 세종대왕 뿐만 아니라 비틀스,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인사 형상의 작품을 만들어 세계적 관심을 끌었습니다.
재활용품을 재료로 쓰는 이유는 어릴 적 경험 때문입니다. 그는 할머니가 운영하던 슈퍼마켓에서 안 쓰는 물건이나 쓰레기를 갖고 놀곤 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보니 사람들이 물건을 너무 쉽게 쓰고 버려 충격을 받았습니다.” - 베르나르 프라
누군가에겐 버려야 할 물건이 새로운 가치가 된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삶의 얼룩이 묻은 물건들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이제 그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습니다.
“관람객들이 렌즈로 제 ‘쓰레기 더미’를 들여다볼 때, 비로소 저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 베르나르 프라
베르나르 프라의 작품은 오는 6일까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전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