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역사를 다시 세워보려 해?”

#2 지난 24일 국방부 브리핑실. “박정희 대통령은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보도자료가 배포되자 현장은 떠들썩해졌습니다.

#3 한 기자가 손을 번쩍 들고 따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일본 천황에 대한 충성맹세 혈서를 쓴 게 만주신보에도 나와 있다. 이런 사람이 광복군에서 활동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4 사실 과거부터 계속된 논란입니다. 국방부 육군본부가 1980년 발간한 ‘창군전사’에는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만주에 있던 장교들에겐 지하조직이 있었다. 박정희, 신현준, 이주일 등은 광복군 제3 지대의 비밀광복군…” (265쪽)

#5 하지만 실제 광복군으로 활동했던 故 김승곤 전 광복회 회장은 이 기록이 터무니없다며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6 “박 전 대통령은 ‘내가 어디 광복군이냐. 누가 이 따위 책을 쓰라고 했냐’며 화를 냈다.” 故 김승곤 전 광복회 회장 (세계일보 ‘만주군 중위 박정희, "비밀광복군" 둔갑)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광복군으로 묘사한 소설 ‘광복군’을 보고 황당해 했다는 겁니다. 소설가 박영만 씨가 1967년 펴낸 이 소설은 박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며 비판받았습니다.

#7 “사실 박 전 대통령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광복군에 잠시 편입된 적이 있을 뿐 독립운동은 하지 않았다는 게 학계 정설입니다.” - 민족문제연구소

#8 논란이 불거지자 국방부 관계자는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추모식이다 보니 좋은 점을 부각하려다 그렇게 됐다.사실 군 내부적으로도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많다.”

#9 현 정부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역사 해석을 두고 논란을 빚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가 처음 집필한 초등학교 6학년 국정 사회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을 볼까요?

#10 초안에는 담겨있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표현이 2016년 발행된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최종본에서는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11 2014년에는 EBS 필수 한국사 교재에서 “박정희와 유신을 다룬 내용은 줄이라”고 교육부가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12 “앞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 2015.10.27. 국회시정연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시정연설에서 기존 교과서에 왜곡된 부분이 많다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13 “정치인이 역사를 재단하려 하면 정치적 의도와 목적이 있기에 제대로 될 리 없어 문제입니다.” - 박근혜, 2004.8.20. 노태우 전 대통령 예방 2004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였습니다.

#14 최순실 측근 차은택 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추진한 핵심인물로 확인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15 “차 씨의 외삼촌이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된 사실로 봤을 때 국정 역사 교과서에 최 씨의 영향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민일보 [기획] 국정역사교과서는 ‘최순실 교과서’?)-

#16 한 달 뒤인 11월 28일 박 대통령이 강행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이 최초로 공개됩니다. 한 달 뒤인 11월 28일 박 대통령이 강행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이 최초로 공개됩니다. 역사를 정말 바로 세웠는지, 아니면 왜곡했는지 온 국민이 지켜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