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눈치 보는 마을
“야, 안돼 안돼!” “뭐가?” 제주시 도두1동 주민들은 바닷가에 서면 눈치를 봅니다.
무심코 쓰레기를 버렸다간 갑자기 짠∼하고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죠. 누구냐고요?
바로 이 골든리트리버, 이름은 골드입니다. 이 동네에서는 쓰레기 줍는 강아지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목줄만 놓으면 쓰레기 주우러 바다로 첨벙 뛰어들어요.” - 주인아저씨 골드는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들어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물어옵니다.
“쉬지도 않고 바다에 또 뛰어들고 그래요.” - 주인아저씨 골드가 한번 바다에 뛰어들면 한 시간 만에 유리병, 나무토막, 신발 등 각종 쓰레기로 20L짜리 대형 봉투를 가득 채웁니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아침, 저녁으로 산책할 때마다 쓰레기 줍기를 잊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주인아저씨와 바닷가 청소모임에도 참여합니다.
“우연히 플라스틱 물병을 바다에서 물어와 칭찬해줬죠.” - 주인아저씨 골드는 한 살 때부터 쓰레기를 줍곤 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칭찬해 줬더니 그날부터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바닷가에만 가면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쓰레기가 파도에 가려 잘 안 보일 때면 주인아저씨는 바다에 돌멩이를 던져 위치를 알려줍니다. 환상의 콤비인 겁니다.
골드의 쓰레기 사랑은 가끔 골드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지난 4월 골드는 쓰레기를 가지고 나오다가 버려진 그물에 발이 휘감겨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지난 7월엔 쓰레기를 줍다 날카로운 현무암에 발바닥 깊숙이 상처가 나 피를 흘리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도 골드는 집에서 연고를 바르고 다음 날 또다시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걱정 끝에 주인아저씨는 골드를 위해 작업용 조끼를 만들어 줬습니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에 차가운 바닷물에 체온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방수 기능도 넣었습니다.
“동물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게 있어요. 골드 자신도 뿌듯해하는 것 같습니다.” - 주인아저씨 이 일이 얼마나 뜻깊은지 잘 아는지 골드는 쓰레기를 줍고 오면 더욱 활기가 넘칩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골드는 바다에서 쓰레기를 치워요. 제주 앞바다가 다시 깨끗해지는 그 날까지 계속 치울 것 같아요.” - 주인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