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오늘 우동 나온대!” 학창시절, 점심시간만 되면 친구들과 저는 들뜬 마음으로 식당을 향해 뛰어갔습니다.
하지만, 긴 줄을 기다려 음식을 받으면 기대는 실망으로 1초 만에 바뀌었습니다. 식단 표에 나와 있는 음식은 우리가 기대했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기대하는 급식을 만들어보자” 그렇게 제 꿈은 시작됐습니다. 저는 경북 안동시 길원 여자고등학교 영양사 22살 전소민입니다.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학교 급식의 주인공이죠.
영양사로 이 학교에 와보니, 아이들이 급식을 많이 남기더라고요. 대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을 사 먹는 거예요.
그런 아이들을 보니 제 학창시절이 생각났어요. 왜 급식을 안 먹는지,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만족하는 급식은 뭘까?” 그래서 고민했어요. 제 고민의 답은 학교 급식은 맛없다는 아이들의 불신부터 깨보자는 거였어요. “급식은 다 똑같이 맛 없어”
그래서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자유롭게 적는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이 만족하는 급식을 만들기 위한 시작이었죠.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조금씩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일단, 티라미수, 초코케이크 등 아이들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었죠.
그리고 파닭, 하와이언 스테이크, 블루레몬에이드 등 고급 식당 부럽지 않은 음식들을 급식에 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요즘 밥 먹으러 학교 와요^_^” “쌤 덕분에 학교 올 맛 나요∼” 편의점으로 떠났던 아이들이 한두 명씩 학교 식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음식을 남기는 아이들도 확연히 줄었어요.
“예전엔 급식을 제대로 안 먹고 배고픈 채로 공부할 때가 많았는데 요즘엔 그런 고민이 사라져서 너무 좋아요!” - 길원여고 김현지 양 - “학교에서 직접 만들어주니까 선생님의 정성이 느껴져서 좋아요” - 길원여고 김채원 양 -
그런데, 이렇게 음식을 만들면 급식비가 비싼 건 아니냐고요? 아니에요. 다른 학교들과 비슷한 한 끼 2,900원이에요.
10월 18일. 수능을 앞두고 스트레스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배식판에 편지도 함께 줬습니다.
제가 음식을 직접 만드니까 음식 만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요. 또, 양도 넉넉히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실컷 먹을 수도 있어요.
근데, 이런 급식이 나올 수 있는 건, 급식실에서 땀 흘리시는 조리사 어머님들 덕이에요. 조금 힘들어도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만 주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