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호주 빅토리아주에 사는 사마라 양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엘사 드레스를 입고
한 디즈니 이벤트장을 찾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아줌마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네가 왜 그 옷을 입었니?
엘사는 흑인이 아니잖아.”
한 백인 아주머니가 무심코 던진 폭언에
사마라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너는 흑인이잖아. 흑인은 못생겼어.”
백인 아주머니 옆에 있던 딸도
사마라를 향해 손가락질했습니다.
“엄마 나는 왜
공주처럼 하얗지 않아요?”
그날 충격을 받은 사마라는
이후 외출을 꺼렸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댄스 학원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디즈니 공주 때문에 상처받은 어린이는 또 있습니다.
11살 소녀 로이 레인은
미국 디즈니랜드 소풍을 가며 평소 좋아하는
인어공주 ‘에리얼’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넌 공주가 되기엔 너무 뚱뚱하잖아.”
그런데 짓궂은 친구들이
로이의 이름표에 새빨간 두 줄을 긋고
이렇게 새로 썼습니다.
‘마녀 우르술라’
“어린 마음에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이때부터는 ‘공주’라는 말을 입에도 담지 않았어요.”
큰 상처를 받은 로이는
12년이 지난 올해
디즈니에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나처럼 뚱뚱한 공주도 만들어 달라!”
유명 패션블로거로 성장한 로이의 주장은
삽시간에 세계로 퍼졌고 큰 공감을 일으켰습니다.
“디즈니 공주 문화는
아이들에게 절대 안전하지 않습니다.”
- 사라 코인 (영국 브링엄 영 대학 사회과학 교수)
가냘픈 몸매, 예쁜 얼굴로만 그려진
디즈니 공주는 전 세계 어린이의 우상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예뻐야만 공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공주상이 등장해야 한다는 세상 목소리에
디즈니가 답한 걸까요.
지난 10일 디즈니가 ‘현대판 공주님’의
10대 원칙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1. 다른 사람 배려하기
2. 건강한 생활하기
3. 외모로 남 판단하지 않기
4. 정직하기
5.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되기
6. 자신을 믿기
7. 잘못된 점 바로잡기
8. 최선을 다하기
9. 충직하기
10. 절대 포기하지 않기
외모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오직 인격에만 초점을 맞춘 공주상입니다.
‘예쁜 공주는 왕자와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디즈니의 정석으로 불렸던 이런 결말은
앞으로 나올 작품에선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작품은 사랑보다 여자 주인공 모아나가 겪는
모험 이야기에 초점을 뒀습니다.”
- 론 클레멘츠(‘모아나’ 감독)
다음 달 개봉하는 디즈니 영화 ‘모아나’에는
그 흔한 러브라인도 없습니다.
여성 항해사 모아나는
모험을 즐기는 강인한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