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 검정고시 합격증이 도착했습니다.
부산지방검찰청에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증서가 배달됐습니다. 수신인은 강력부 마약수사과 서정화 검사입니다.
검사가 중졸 검정고시 합격증을 받다니…. 뭔가 좀 이상합니다.
“안녕하세요. 검사님.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인입니다.”- 수감자 편지 중 합격증과 함께 편지 한 통이 있었습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4년 전 서 검사가 잡았던 20대 청년이었습니다.
청년은 부모에게 버림받고 방황했습니다. 특수강도죄로 잡힌 청년의 인생은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그 순간까지 아무도 그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젊음이 아깝습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인생이 축구경기라면, 아직 전반 30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후반전도 있고 연장전도 있어요. 이 일로 인생을 포기하지 마세요.”
그런데, 자신을 담당했던 서 검사가 손을 내밀어 줬습니다. 엄정하게 수사하면서도 그녀는 항상 따뜻한 조언을 덧붙였습니다.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검사님께서 일곱 권의 검정고시 교재를 보내주셨어요.”- 수감자 편지 중 청년은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 후로도 서 검사는 청년을 잊지 않았습니다.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선물했어요. 자존감이 낮은 친구들에겐 치유에 관한 책을, 미래를 불안해하는 친구들에겐 자기계발서를 보냈죠.” 서 검사는 이 청년 외에 다른 청소년들에게도 책과 편지를 선물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서 검사는 8년 동안 그들에게 마음을 썼습니다.
“검사님께서 저에게 작은 희망과 꿈을 심어주셨습니다.” “저를 걱정해주시는 검사님 앞에 다시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재소자들의 편지 중
“저도 학창시절에 많이 방황했어요. 저도 뒤늦게 검사가 되었으니 저들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청소년은 100명이 넘습니다. 이들에게 서 검사의 관심은 삶에 대한 ‘동기’가 됐습니다.
‘검사에겐 대기업 간부를 구속하는 것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서 검사는 또 진심 어린 조언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그 조언에 누군가는 마음이 움직일 겁니다. 서 검사 같은 법조인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