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으로 나온 하하
“나 음악 할거야.”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음악이 인기 수단이냐며 손가락질했습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습니다. “나 장난 아니라고!”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시작한 지 10여 년. 무한도전 노래 경연에서 실력을 세상에 보여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한 달간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피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실 하하는 유명해지기 한참 전인 지난 2001년 스물두 살 나이에 힙합그룹 멤버로 데뷔한 가수입니다. 가수의 자존심을 걸고 1등을 꿈꿨습니다.
결과는 7팀 중 꼴찌. 참담했습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습니다.
“될 때까지 보여주자는 결단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친구와 연습실에 박혀 음악 작업에 나섭니다.
“에블바디 컴투 해운대∼” 그리고 7개월 뒤인 2012년 8월 그의 노래가 여름을 강타했습니다. 레게가 생소한 한국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하하와 스컬의 ‘부산 바캉스.’
큰 관심은 받지 못했지만 2012년부터 총 레게 앨범 7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레게음악을 하는 전문 뮤지션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3년 전 하하는 스컬과 함께 한국 레게를 세계에 알려보자고 결심합니다. 레게 가수라면 누구나 만나고 싶어하는 스티븐 말리. 그와의 협업에 도전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스티븐 말리는 콧대 높은 일본 음악계가 아무리 러브콜을 보내도 한 번도 응해주지 않은 레게의 대가입니다.
하하는 스컬과 작업한 음악과 샘플곡을 스티븐 말리에게 보내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답이 오지 않았지만 계속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났습니다.
“YES!” 결국 스티븐 말리는 이들의 정성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말리는 하하와 스컬이 만든 레게 음악에 피처링을 해주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 ‘러브 인사이드.’ 9월 말 이 노래는 자메이카 음악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아시아 가수가 레게 본토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니노 막시무스 카이저 쏘제 쏘냐도르 앤 스파르타 죽지않아 나는 죽지 않아 오오오 나는 죽지 않아” 레게 오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한 우물을 파던 꼬마가 결국 큰일을 냈습니다. 키 작은 꼬마 동훈이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