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거꾸로 된 발레리나
15살 가비 슐(Gabi Shull)은 남과는 다른 특별한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른쪽 허벅지에 종아리가 붙어 있고, 그것도 180도 돌아가 있습니다. 6년 전 받은 수술 때문입니다.
9살 때 가비는 스케이트를 타다 무릎을 크게 다쳤습니다. 그리고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오른쪽 무릎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습니다.” 골육종이라는 이름의 무서운 ‘뼈암’이었습니다. 의사는 무릎을 절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오른 다리에서 허벅지만 남겨두고 모두 잘라내야 하는 상황. 두려움에 계속 눈물만 났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는 춤도 다시는 출 수 없게 된 겁니다.
“회전성형술(Rotationplasty)을 해보는 게 어때요?” 울고 있는 가비와 부모님에게 주치의는 다리를 조금이라도 더 남겨둘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종아리를 180도 돌려 허벅지에 붙이는 회전성형술입니다.
망설이던 가비와 부모님은 마침내 회전성형술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시 걸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해봐야 했습니다.
“수술 후 발목에 감각을 되찾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오랜 재활운동 끝에 가비는 마침내 발가락까지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오른쪽 발목이 잃어버린 무릎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놀랍게도 예전의 발목은 훌륭한 무릎 역할을 해줬습니다. 마음대로 굽혔다 펼 수 있고, 의족을 착용했더니 걸을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는 물론 스케이트, 롤러스케이트도 타고 심지어 암벽 등반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다시 춤을 출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기뻤습니다.
가비는 요즘 토슈즈를 신은 의족을 하고 무대 위 한마리의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요즘엔 소아암 환자를 위한 단체의 대변인으로 여러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비에겐 일상을 되찾아준 거꾸로 된 다리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고맙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