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차려야 했던 생일상
깊은 산 속의 사당에서, 아니면 밀실에서 생일상을 차려야만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제 치하 대한제국의 국민입니다.
"일본 민족과 한민족은 애초에 조상이 하나였으니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식민사관 '일선동조론' 일본의 역사학자인 쓰다 소키치는 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는 일선동조론을 합리화하기 위해 단군조선부터 말살했습니다.
일제는 단군조선의 역사를 사화(史話)가 아니라 신화(神話)로 만들어 한민족의 뿌리를 흔들고자 한 겁니다.
"한민족의 뿌리를 지켜야 한다" - 독립운동가 나철 하지만, 1909년 나철은 한민족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이 건국된 음력 10월 3일을 개천절이라 명하고 제천행사를 지냅니다.
이후 임시정부는 1919년부터 개천절을 공식 국경일로 지정합니다.
하지만 일제는 '한민족의 생일 축하'를 탄압했습니다. 조선인들이 모이면 애국심이 더 강해지고, 일제에 저항할 것이라 여긴 겁니다.
“우리 민족에게 개천절은 한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한 상징이었다” -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년 개천절 행사는 열렸습니다. 그렇게 단군조선의 역사는 기억됐습니다.
매년 10월 3일 개천절. 한민족의 생일상은 이제 각 지역의 단군 사당과 제단에서 떳떳하고 성대하게 차려집니다.
오늘, 우리는 편한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이날을 지킨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잠시나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한민족의 생일, 개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