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재롱둥이
본디 청설모는 천적을 피해 높은 나무에서 생활하는, 경계심 많은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경수/특수동물 전문수의사: 청설모 같은 경우는 원래가 사람을 안 따르는 동물이거든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굉장히 싫어하고 접근하면 굉장히 많이 도망 다니는, 그런 성격의 동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야생의 본능을 거스르는 청설모 한 마리가 있습니다. 나무보다 아빠 어깨가 좋다는 이 녀석, '청이'입니다.
청이는 박청봉 씨 곁을 떠나지 않는 '껌딱지'입니다. 실제로 청이는 박청봉 씨가 '청이야∼'라고 부르면 나무에서도 뛰어 내려옵니다.
청이의 놀라운 능력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청봉 씨가 '손 모아봐'하면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기도 합니다.
심지어, 통기타 연주를 들려주면 춤을 추기도 합니다. 박자에 맞춰 왔다 갔다, 현란한 스텝을 밟습니다.
박청봉 씨가 청이를 만난 건 1년 전의 일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청이를 길에서 발견했을 때, 청이는 죽은 듯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청봉 씨는 혹시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길에 누워있던 청설모, 청이를 눕혔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청이'의 배부터 가슴까지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숨을 멈췄던 청이가 살아난 겁니다. 이에 놀라기도 놀랐지만, 한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박청봉 씨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살아난 녀석이 행여나 잘못될까, 지극정성으로 돌봤습니다. 덕분에 청이는 지금처럼 토실토실 건강하게 자라주었습니다.
그 뒤로 매일 식사 때마다 둘러앉아 먹을 정도로 진짜 한 식구가 됐습니다. 박청봉 씨 부부는 막둥이 청이의 애교 하나하나에 큰 행복을 얻습니다.
이제는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청이와 박청봉 씨 부부. 본능도 거스른 청이의 유별난 행동은 생명을 구해준 정성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