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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 앞 유리에는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쉽게 깨지지 않는 '접합유리'를 씁니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이 유리를 옆 창문에도 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상시에 탈출과 구조가 어렵다는 건데요.
김태원 기자가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자>
경찰관이 동료들을 부르면서 다급하게 손을 흔듭니다.
70대 남성이 트럭을 탄 채로 저수지에 빠진 겁니다.
[윤진원/당시 출동 경찰관 : 차 문이 잠겨 있었고요. 창문도 올라가 있는 상태여서 (운전자 상태) 확인이 불가능했어요. 차량에 보면 비상용 망치가 있잖아요. 제가 조수석 창문을 깨서 (구조 작업을 했습니다.)]
구조에 성공한 것은 조수석 창문이 쉽게 깨지는 강화유리였던 덕분입니다.
강화유리는 2kg의 쇠구슬을 5m에서 떨어트려도, 또 비상 탈출용 망치로도 쉽게 부서집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리 사이에 필름을 끼워 넣은 '접합유리'를 옆 창에 쓰는 차들이 늘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차량을 구해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망치로 여러 번 내려쳐도 조금씩 균열만 생깁니다.
몇 번 때렸더니 금이 가긴 하는데 일반 유리와 다르게 깨진다는 느낌이 없거든요.
머리 받침대로 내리치고, 발로 수십 번 찬 뒤에야 깨졌는데, 3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위급 상황에서는 생사를 가를 만한 시간입니다.
소비자원이 국내 6개 브랜드 차량 47종을 조사한 결과 12종이 1열과 2열 모두 안 깨지는 접합유리를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내가 조용해진다는 장점 때문인데, 대신 탈출이나 구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구본탁/서울 양천구 : (접합유리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서. 이런 것인 줄 전혀 몰랐고, 오늘 처음 알았어요.]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옆면에 접합유리가 사용된 차량입니다.
유리 끝부분을 보면 영어로 '라미네이티드'라고 적혀 있습니다.
창문을 내려봐도 일반 유리와 다르게 단면이 오목하게 되어 있습니다.
반면 잘 깨지는 강화유리는 '탬퍼드'라고 적혀 있고 단면이 볼록합니다.
[김성유/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생활안전팀 조사관 : 대부분 후면 유리는 강화 유리를 사용하고 있어, 비상 탈출용 망치로 가격하면 파괴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차를 살 때 유리 종류를 고를 수 있도록 하라고 자동차 회사에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