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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주가무에 '비행'까지 취소…참모총장 지시였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26.11.04 20:49|수정 : 2026.11.0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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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공군 장성 주재로 조종사들이 술자리를 가진 뒤 다음 날 비행까지 취소했다는 사실,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모든 공군 비행단에서 열린 이 간담회에서, 술을 마시고 비행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인물이 다름 아닌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손 총장은 우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3월 전투기 오폭 사고를 시작으로 연료 탱크 추락과 이륙 실패, 공중 충돌까지, 잇단 항공기 사고에 조종사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공군본부가 택한 조종사 사기 진작 방안은 음주가무였습니다.

지난 4월과 5월, 공군 지휘부는 13개 비행단 전체를 돌며 간담회를 열었고, 이 중 6개 비행단의 간담회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직접 주관했습니다.

참모총장 주관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현역 조종사는 "참모총장이 '내일 비행 안 해도 되지'라며 술을 권하자, 조종사들이 환호하며 술을 마셨다"고 SBS에 전했습니다.

다른 조종사는 "음주 후 비행 임무 취소 소문이 빠르게 전파돼 비행단 간담회 때마다 조종사들은 자유롭게 술을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SBS의 사실 확인 질의에 공군본부는 참모총장의 지시로 간담회 음주 후 비행 임무를 취소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공군본부는 "참모총장 주관 비행단 간담회 6번 중 음주 후 비행 임무가 취소된 것은 3번이고 다른 1번은 다음 날 기상 문제로 비행 임무가 취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손석락 참모총장은 SBS에 보낸 입장문에서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하루라도 비행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간담회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은 마음에 비행 훈련들을 취소하도록 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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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 기자, 이번 논란은 기강 해이 문제도 크지만, 공군 수장이 오직 엘리트 조종사들만 모아 술자리를 벌였다는 점에서 다른 장병들의 박탈감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요. 내부 분위기 어땠습니까?

Q. 공군 다른 병과 장병들 불만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 그동안 조종사들이 사고 치고 정비병과, 행정병과 장병들은 뒷수습하느라 고생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른바 음주가무 간담회는 13개 비행단 조종사들만을 대상으로 열렸습니다. 무장병과, 정비병과, 보급병과 등 다른 병과 장병들 사이에서 소외감 느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공군은 전통적으로 조종사들이 참모총장, 사령관 자리를 독식하기 때문에 조종사들의 선민의식이 강한데 이번 음주가무 간담회로 조종사 제일주의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Q. 헬기 조종사·정비사들 불만 많은 이유는?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 참모총장은 충남 계룡대에서 간담회 열리는 비행단까지 헬기를 타고 왕복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공군 헬기부대는 충북 청주에 있습니다. 간담회 후 참모총장을 계룡대에 내려주고 다시 청주 기지로 복귀해 운항 복귀, 헬기 정비 등을 마치면 밤 12시가 된다고 합니다. 전투기 조종사들 술 먹이느라 밤늦게까지 고생하니까 헬기 조종사, 정비사들로서는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Q. 손석락 참모총장, 국방부 집중 감사 대상?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공군의 수장이 조종사들한테 오늘 술 마시고 내일 비행하지 말라고 한 거니까요. 술과 대비 태세를 맞바꾼 것이라는 비판이 공군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저도 군 취재 오래 한 편인데 이런 군 기강 해이 사례는 처음 봅니다. 또, 군악대 병사들을 조종사들 음주가무를 위해 마치 유흥주점 밴드처럼 부린 것도 국방부는 엄하게 조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