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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부결 유력…초기 개표서 과반 반대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11.04 17:13


▲ 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자료화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부유세를 걷으려고 추진한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이 무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SFC) 등에 따르면 부유세 부과를 골자로 한 '주민발의안 40호'(Prop 40) 주민투표는 개표가 약 53% 진행된 가운데 찬성 43.5%, 반대 56.5%로 부결 쪽으로 기우는 모습입니다.

이 발의안은 2026년 1월 1일 기준으로 순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 3천400억 원) 이상인 캘리포니아주 억만장자들에게 자산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미 보건의료노조인 전미서비스노조 헬스케어 노동자연합 서부지부(SEIU-UHW) 등은 이렇게 확보한 약 1천억 달러의 세수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삭감한 연방 보건 예산을 대신하는 저소득층 의료 지원과 교육·식량 지원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개빈 뉴섬 현 주지사(민주)와 이번에 당선이 확정된 하비에르 베세라 차기 주지사(민주)까지 모두 반대 입장을 보이는 등 다수의 표심을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이룰 제안한 노동계에서도 일부 노조가 반대 의견을 내는 등 분열 양상을 보이고, SEIU-UHW의 데이브 리건 노조 위원장에 대해 조합원들이 소송과 진정을 제기한 것도 발의안이 표류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개표가 더 진행되면서 찬성 우위로 돌아선다고 해도 이 부유세 조항의 효력이 실제로 발생하기까지는 걸림돌이 더 있습니다.

반대 진영인 '더 나은 캘리포니아 건설' 측이 부유세를 무력화하기 위해 두 가지 맞불 발의안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주민발의안 41호는 주 지출 한도를 우회하는 신규 특별세를 금지하는 내용을, 42호는 개인 재산에 대한 부유세 신설과 소급 과세를 막는 내용을 각각 담았습니다.

억만장자세가 도입되려면 발의안 40호에 찬성하는 사람이 반대하는 사람보다 더 많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40호에 대한 찬성률이 41호·42호에 대한 찬성률보다 높아야 합니다.

약 52% 개표가 진행된 41호는 52.3%로 반대가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뉴섬 주지사가 지지한 42호는 투표용지 약 53%를 확인한 결과 54.6%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발의안 40호에 찬성하는 표가 과반에 달하더라도 42호에 대한 찬성률보다 낮으면 실제로 억만장자세를 도입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리건 위원장은 패색이 짙어지자 2년 뒤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발의안 40호가 통과되지 못한다면, 연방 정부가 야기한 의료 위기에 대해 억만장자들에게 공정한 몫을 부담시키는 해결책을 주 정부가 내놓지 못한다면, 캘리포니아의 의료 종사자들은 2028년에 다시 투표에 나서 이 피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투표소 내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확인을 의무화하려던 공화당 주도의 주민발의안 39호는 이번 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