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아버지'로 불렸던 배우 최불암이 87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최불암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발인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를 비롯해 자녀, 손주들 그리고 김혜수, 신현준, 정준호, 송일국 등 선후배 배우들이 참석했다. 고인의 영정을 앞세우고 운구가 진행되자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운구 행렬은 장례미사가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으로 향했다. 오전 9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고인을 평소 '이모부'라 부르며 각별하게 지냈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추모곡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오전 10시 40분부터는 고인이 45년간 동행해 온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에서 고별 행사가 열린다. 고인은 생전 사후에 재단을 방문해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후원해 온 어린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떠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임직원들이 도열해 고인의 영정을 맞이하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하며 그의 헌신을 기린다. 이후 재단 1층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장례위원들이 헌화하고, 고인의 영정이 재단을 둘러본 뒤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최불암은 지난 29일 밤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눈을 감았다.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 후 재활치료에 전념해 왔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생인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했다. 1967년 KBS 특채 탤런트로 발탁되며 방송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내 한국형 수사물의 시초인 MBC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22년간 방영된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 등을 연기하며 '국민 배우', '국민 아버지'로 불렸다. 2011년부터는 KBS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며 우리 이웃들의 삶, 한국의 먹거리 등을 진솔한 언어와 소박한 미소로 전달해 사랑받았다.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는 문화계는 물론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의 대표작 '전원일기'의 식구들인 김혜자, 유인촌 전문화체육 관광부 장관, 고두심, 임호, 김지영·남성진 부부, 이계인 등이 빈소를 지켰다. 또한 '그대 그리고 나'에 함께 출연했던 나문희, 박근형, 오지명, 강부자, 이덕화 등도 빈소를 찾았으며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혜수는 3일 내내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조문객들을 함께 맞이했다. 드라마 '사모곡'(1987)에서 고인의 아내인 김민자와 모녀로 호흡을 맞춘 것을 계기로 최불암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가족처럼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에서도 내내 눈물짓는 김민자를 부축하며 배우자를 떠나보내는 아픔과 상실감을 위로했다.
고인이 국회의원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정치인들의 발길도 잇따랐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이낙연 전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마지막길을 애도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