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이란-카타르 12시간 마라톤 협상…"긍정적 진전"

김영아 기자

입력 : 2026.10.31 16:31


▲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생가 외벽에 붙은 초상화

미국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 후 대이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카타르 중재단이 이란을 찾아가 12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31일 보도했습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전날 카타르 중재단은 미국과 이란의 직접 협상 재개를 위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종일 테헤란에서 협의를 이어갔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협의는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계속될 예정입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과 이란 간 합의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르 중재단은 협의 내내 미국 백악관과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이 며칠에 걸쳐 단계적으로 상호 조치를 이행한 뒤 이란 핵 프로그램 등을 다룰 직접 협상의 테이블로 돌아오는 방안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국의 요구는 여전히 엇갈린다고 한 미국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란의 핵 양보를 요구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이 우선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동결 자금을 돌려주며 원유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카타르는 신뢰 구축 차원에서 이란이 공습을 받은 핵 시설에 유엔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악시오스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조만간 이란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군사작전을 벌일 수 있다며, 공격이 현실화한다면 이란이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를 상대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현 이란 정권과 핵 합의가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 입장이며, 추가 공습을 포함해 정권을 더 약화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한 미국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반면에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는 협상 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대이란 경제 제재를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전투 재개를 서두르기보다는 제재에 따른 압박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본인이 수용할 만한 합의에 동의할지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계속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솔직히 시간은 있다. 전쟁이지만 일반적 전쟁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간선거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미국 당국자는 공화당이 선거에서 크게 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란으로서는 지금이 합의할 최적의 시기"라고 악시오스에 말했습니다.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집트, 튀르키예, 이라크,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중간선거 전에 협상 재개에 동의하라고 이란을 설득하고 있다고 지역 정세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사우디와 튀르키예 정상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노력을 위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반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선거 직후 곧바로 이란에 대한 공동 군사작전에 나서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과 공동 작전이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란은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의 석유·가스 시설을 타격하겠다고도 경고해 왔습니다.

전쟁이 재개되면 걸프 지역 전체가 큰 피해를 입고 세계 에너지 위기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