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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마약 범죄' 실형 받으면 택배 운전금지 조항 합헌"

김덕현 기자

입력 : 2026.10.25 13:02


▲ 헌법재판소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택배 운전 업무를 못 하게 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 위헌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6(합헌)대 3(반대)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제청 신청인인 A씨는 2010년 3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하고, 2018년 8월 화물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해왔습니다.

거제시장은 2021년 11월 A씨의 화물운송 종사 자격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A씨가 200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은 전과가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최대 20년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택배 서비스 사업의 운전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 자격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는 거제시의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소송 중 해당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개인정보 취득 가능성이 있는 택배 서비스 사업의 특징 등에 비춰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종사 제한 조항의 목적은 마약 범죄를 저질렀던 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를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범죄 및 사고 가능성 등을 예방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침해 위험 현실화를 막고 택배 서비스에 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종사 자격 취소조항 역시 제한 조항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최대 20년 범위에서 범죄의 종류와 죄질, 형기의 장단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종사 제한 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만큼 사안의 개별성·구체성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앞서 2015년 12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실형 선고 시 20년간 택시 운전 업무를 못하게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조항에 대해선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여지를 배제하고 지나치게 장기간 종사 자격을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심판대상 조항은 죄질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해당 선례와는 다르다는 취지입니다.

A씨는 종사 제한 조항이 시행되기 전 마약 범죄를 저지른 자신에게 해당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부당하단 취지로도 주장했지만, 헌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의 범죄 전력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마약범죄의 확산과 같은 현실 상황 변동에 따라 입법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중요하지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게도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해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가능성을 배제한 채 예외 없이 장기간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들은 "그 제한이 도리어 재활과 사회복귀를 저해해 장기적으로 재범 방지라는 공익의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