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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20분 동안 '514회 폭행'…'국프'의 진실

입력 : 2026.10.25 08:08|수정 : 2026.10.25 13:01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의 진실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강서 고문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6월 20일 오후, 동거 중인 여자친구가 의식이 없다며 살려달라는 남자친구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이에 서울 강서구의 반지하방으로 구급대원이 출동했지만 이미 여성은 심정지 상태였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사망한 여성은 한 IT 회사에 근무했던 28살의 직장인 임잔디 씨. 그런데 그의 몸에 수상한 흔적들이 발견되었다. 얼굴과 온몸에 멍 자국이 남았고 등에는 수차례 둔기에 맞은 흔적까지 남아 있었던 것.

경찰의 출동에 4살 연하의 남자 친구 전 씨는 폭행을 인정했다. 그는 수차례 고무망치를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했지만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며 피해자의 거짓말을 참을 수 없어 우발적으로 벌어진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그러나 부검 결과 무려 21개의 갈비뼈가 골절되고 이에 주요 장기가 파열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법의학자들은 "이것은 고문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살던 집에 설치된 홈캠에는 사건 당일의 충격적인 진실이 담겨 있었다. 가해자는 무려 3시간 20분 동안 514회 피해자를 폭행했던 것. 그리고 피해자는 폭행을 당하는 곳 바로 뒤에 현관문이 있었음에도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탈출은 꿈도 꾸지 못하며 그 폭행을 고스란히 당하고만 있었다. 대체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피해자의 회사 동료들은 1년 전부터 피해자의 일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증언했다. 성실하고 친절했던 피해자가 지난 1년 전부터 상담 중 자리를 비우는 이석이 잦아졌고 매일 누군가와 비상계단에서 통화를 했다는 것. 또한 얼굴에 멍이 들고 다리를 저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됐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최소 6주 전부터 시작된 폭행의 흔적이 남았던 피해자. 그는 중상을 입고도 파스와 진통제로 버텼던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리고 매일 같이 가해자 전 씨와 통화를 했고, 그 통화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신의 말만 반복했다.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 가해자. 심이 저 그의 부모는 가해자를 가스라이팅한 것이 피해자라는 주장까지 펼쳤다. 또한 가해자는 유가족을 평생 부양하며 사죄하겠다는 망언으로 분노를 자아냈다.

외골수적인 성향에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그를 기억하는 또래의 지인들. 그리고 피해자의 지인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이 연인이 아닌 아들과 엄마처럼 보였다고 떠올렸다.

또한 가는 곳마다 사소한 일로 시비가 일어났던 가해자에 대해 많은 이들이 그를 불편한 사람이라 기억했다.

제작진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서 수천 개의 문서와 녹음 파일을 확인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휴대전화에는 가해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피해자가 수차례 AI의 도움을 받았던 기록도 찾아내 눈길을 끌었다. 피해자는 수수께끼 같은 가해자의 질문에 그가 원하는 답을 내놓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그리고 제작진은 두 사람의 대화에서 계속 반복되는 "국프"라는 것에 주목했고 그것의 실체를 곧 확인했다. "뚜리국"이라는 가상의 나라, 입법부와 사법부, 금융기관과 전산화 등 정체불명의 내용들을 문서화하고 이를 전산화하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국프였던 것.

그런데 모든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오롯이 피해자의 몫이었고 가해자는 전산화를 위한 코딩을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사건 발생 직전까지도 가해자는 단순한 웹사이트도 구축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제작진은 가해자를 직접 만나 "국프"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국프는 둘이 정한 규칙이다. 덜 싸우기 위해 만든 규칙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법률 집행은 오로지 가해자만이 했다.

이는 이들이 만든 의사소통 매뉴얼에 답이 있었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진실은 스스로 다가가야지 이 매뉴얼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는 판단은 죽음, 이해를 시작했는데 추가 의사전달이 있다면 이해를 멈추고 의사전달 다 받고 이해 시작. 본인의 의사전달을 위해 기록장치를 이용하여 간단한 키워드 작성을 허용한다, 거짓을 선택하는 순간 너는 그 어떤 인간적인 대우도 불가하다. 처벌이 시작되면 그 어떠한 소명과 해명도 불가능하고 내가 직접 찾아내거나 인지하면 가중처벌 된다, 처벌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라는 섬뜩한 규칙이 있었던 것.

이런 기괴한 증거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가해자는 돈이 없어서 정신과 치료를 못 받았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었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이에 전문가는 "가해자는 감정 폭발로 상대를 폭행하는 게 아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지 않고 가지고 노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으면서 섬뜩한 정도로 상대를 폭행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해자는 사건 당일 16번이나 죽음을 언급하면서도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 또한 수차례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에도 그 어떤 동요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섬뜩함을 자아냈다.

전문가는 가해자에 대해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내 세계를 그걸로 구축하고 만족감을 얻고 남에게 그것을 강요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한다"라며 "자기애적 학대, 악성 나르시시스트, 착취적인 자기애를 가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악성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애에 반사회성이 더해진 것이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의 바탕은 열등감이다"라며 "피해 여성에 대한 통제를 하면서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 느끼고 싶어 한다"라고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를 통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가해자는 본인이 피해자라고 주장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1억 원의 보상을 요구, 더 군다가 이것을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채무자로까지 규정하기까지 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것이 경제적 착취의 연장선상이라 지적했다.

'그알' 강서 고문 살인사건
그리고 오랜 시간 정교하게 계획던 규칙과 규칙에 따라오는 상습적 폭력이 피해자의 판단력 마비시켰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법률 전문가는 "가해자는 미필적 고의를 넘어서 확정적 고의로 보아야 한다. 10년에서 20년까지 실형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공소장에는 사망 당일의 살해 장면에 대한 것만 담겨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전문가는 "오랜 시간 가스라이팅에 대한 통제, 이에 대한 가중 처벌이 대한민국 헌법에는 없다"라며 "대한민국은 가장 나태한 국가 중 하나다. 가해자들의 고의성이 인정받지 않으면 금방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여자를 또 만나는 게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