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정의용·서훈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서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오늘(21일)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서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범행을 공모하거나 북송 결정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 지위를 인정하고, 강제북송으로 북한 어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계 공무원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포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불과 5일 만에 집행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전 실장 등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어민들이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앞서 1심은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는 각각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는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한 경우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입니다.
1심은 이들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탈북 어민이 저지른 범죄의 흉악성, 남북 분단 상태로 인한 제도적 공백 등을 고려해 징역형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