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
이란 지도부가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도록 만들려는 셈법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을 확대하려 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현지시간 19일 보도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압박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엔 지금처럼 유가에 민감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 2명은 자국 정부가 11월 3일 중간선거까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 결정적인 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아랍권 외교관과 서방 외교관은 일부 이란 당국자들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응징'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1979년 시작된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가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1980년 재선 도전에 악영향을 미친 것과 같은 정치적 타격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아랍권 외교관은 이란 지도부가 미국 선거에 '집착'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운항을 늘리기 위한 작전에 나서자 선박 공격을 확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한 서방 당국자에 따르면 9월 이란의 해협 내 공격은 주당 평균 약 30건이었습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달 들어 이란이 20척 넘는 선박을 공격했고 이 중 한 척이 침몰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전투기와 드론, 특수작전 병력을 동원해 매일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작전으로 걸프해역(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원유 수송량은 크게 늘었습니다.
해운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자료에서는 비록 물류비용과 위험이 높긴 하지만 지난 한 달간 하루 원유 수출량이 전쟁 전 평균에 근접한 날도 여러 차례였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유조선 호위 작전에 대해 이란에선 '밀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모흐센 레자이 사무총장은 국영 프레스TV에 출연해 이란이 매일 밤 선박 5∼6척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면전이 재개되면 역내 케이블과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관련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란 국영 매체에서는 에너지 가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주요 화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을 제약해 이란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선박 공격 확대에는 종전 협상에서 쓸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서방 외교관은 워싱턴포스트에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눈앞에 닥친 중간선거와 높은 유가에, 이란은 한계에 다다른 경제난에 압박받고 있지만 둘 다 양보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이란 당국자에 따르면 일부 이란 고위급이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합의해보려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9월 유엔에서 직접 만나 제안을 교환했지만 이란은 핵 문제에서 먼저 양보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의 이란 연구자 네가르 모르타자비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 이후 미국 행정부에도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란을 공격하면 선거 패배 가능성을 포함해 큰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