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방법원
유흥업소 종업원이 성매매로 벌어들인 돈으로 빚을 갚을 것으로 기대하고 대부업자가 대신 갚아준 선불금 채무는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부산지법 민사6단독 정순열 판사는 유흥업소 종업원 A 씨가 대부업자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성매매를 전제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이들이 작성한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A 씨는 2017년 2월 룸살롱 여종업원 관리자의 소개로 대부업자 B 씨를 알게 됐습니다.
앞서 다른 대부업자에게 선불금 5천200만 원이 있었던 A 씨는 B 씨가 기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B 씨에게 연 27.9%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A 씨는 룸살롱에서 일하며 원리금을 갚아 나갔고, 2018년 4월에는 남은 원리금 4천700만 원에 대해 이자율을 연 24%로 정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와 관련된 사람이 성매매와 관련해 가지는 채권은 계약 형식이나 명목과 관계없이 무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도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하고, 불법적인 원인으로 제공한 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 판사는 "피고는 이 사건 룸살롱이 성매매를 하는 업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원고가 성매매를 통해 올리는 고액의 수입으로 원리금을 변제할 것을 기대하고 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선불금 채무가 5천200만 원에 이르는 거액임에도 피고는 원고의 신용도 조사를 하거나 담보 제공을 받지 않고 대위변제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판사는 "원고로서는 원금이 거액인 데다 그 이율마저도 대단히 높아 변제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는 이를 인식한 정도를 넘어, 이를 통한 변제를 기대하고 위와 같은 대위변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