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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말에 구멍 뚫느라 흉기 소지"…조치 없었다

김민준 기자

입력 : 2026.10.15 20:39|수정 : 2026.10.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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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흉기 난동 피의자 최 모 씨는 범행 불과 일주일 전에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상 동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미리 살피는 '위험성 평가'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흉기 난동 피의자 50대 최 모 씨는 인천의 한 병원에서 "무좀 치료를 받았는데 호전되지 않는다"며 합의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불만을 품고 지난 8월 19일부터 1인 시위에 나섰는데, 병원 측이 허위사실 유포와 영업방해로 네 차례, 지난달 9일엔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며 두 차례, 총 여섯 차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실제로 흉기가 확인됐고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까지 받았는데, 그 시점이 흉기 난동 범행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는 지난 2023년 신림역·서현역 살인사건처럼 알 수 없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를 해치는 '이상동기 범죄'를 막기 위해 지난해 4월 도입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소지하거나 드러내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경찰이 마련한 체크리스트 평가를 통해 이상 동기 범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이나 응급입원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최 씨의 경우 체크리스트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았는데, 당시 최 씨가 "1인 시위 팻말에 구멍을 뚫는데 흉기를 썼다"고 주장했고, 주변 시민을 위협하는 행동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재범 위험을 우려해 채운 전자발찌와 법무부의 보호관찰, 지난해 새로 도입된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 모두 최 씨의 잔혹한 범행을 예방하지도, 막지도 못한 겁니다.

[배상훈/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 : 경찰의 수사 정보와 법무부의 보호 관찰망이 호환이 안 돼요. 통합하면 전자발찌 정보라든가 전과 정보까지 합쳐가지고 흉기를 소지해 (범행) 위험성이 (크다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흉기 소지의 목적과 위험성을 보다 명확하게 판단하려면, 관계 당국 간 정보 교류가 지금보다 더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서승현, 영상제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