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예멘 반군 후티, 중국 부품으로 탄도미사일 생산 시도"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10.14 15:23


▲ 예멘의 후티 지지자들

예멘 반군 후티가 중국에서 들여온 부품으로 첨단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직접 생산하려고 시도한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쟁무기조사기구(CAR)의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후티가 이란의 가장 강력한 미사일 중 하나인 케이바르 셰칸 정밀유도미사일을 참고해 자체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중국 업체에서 반입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후티산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약 2천㎞에 달해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은 물론 이스라엘도 사정권 안에 듭니다.

2022년 이란이 처음 공개한 케이바르 셰칸은 이번 전쟁에서 중동 내 미군 기지 타격에 실전 운용됐으며 상당한 성능을 과시했습니다.

종말 단계에서 폭발성 탄두를 탑재한 탄두부(노즈콘)가 동체와 분리돼 마하 8의 속력으로 표적에 접근하는 데다 소형 엔진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해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CAR의 파비안 힌츠 선임분석가는 "중국산 부품 수입이 확인됐다는 건 후티가 이미 미사일을 자체 생산 중이거나 이를 시도하는 단계라는 뜻"이라며 "후티의 무기 시설이 고도로 위장돼 실제 미사일 생산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후티가 미사일 엔진 부품과 기체(에어프레임) 부품 등 맞춤형 금속 부품을 비롯해 제어날개(핀)와 케이바르 셰칸 미사일의 고체추진 로켓 모터 부품을 수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 테스트 장비, 미사일을 초고온에서 보호하는 삭마재 등 원자재도 포함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예멘 정부가 일반 화물 속에 숨겨진 미사일 장비 화물 2건을 압수한 뒤 올해 7월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이란과 관계가 밀접한 후티는 2014년 시작된 내전에 사우디가 개입하자 부족한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 미사일, 드론 등 비대칭 전력을 이란에서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내전 초기인 2015∼2019년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에서 완성된 미사일(키암-1, 파테 계열)을 분해해 배와 항공편으로 옮긴 뒤 단순 재조립해 발사했습니다.

2020∼2023년엔 이란산 부품을 들여와 조립·개량하면서 자체 명칭(부르칸, 쿠드스 시리즈)을 부여했습니다.

최근엔 이란에 의존하지 않고 이중용도 공급망과 연결해 꽤 성능이 좋은 미사일과 드론을 자체 생산하는 단계까지 역량을 고도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의 안보 자문기관 바샤리포트의 설립자 무함마드 알바샤는 WSJ에 "후티가 수년간 이란, 헤즈볼라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무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자립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후티는 미사일, 드론의 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는 등 자체 제조 역량을 개발했고 공급망을 다변화했으며 실전 경험도 축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WSJ는 후티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지만 현재 후티로 향하다 적발되는 압수 물품의 가장 큰 출처는 중국 기업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예멘제재 전문가 패널 위원 출신인 헨리 톰슨은 WSJ에 "후티는 최소 2년 전부터 중국에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용 부품을 수입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후티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되면 훨씬 큰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사우디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어 더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