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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후티 충돌 격화…아람코 본사·예멘 수도도 피격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10.14 10:09|수정 : 2026.10.14 10:58


▲ 아람코 로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간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현지시간 13일 사우디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본사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후티 반군의 잇따른 공격으로 공항 안전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우디 하늘길은 절반 가까이 막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후 후티 반군을 겨냥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동부주 다란시에 있는 아람코의 사무용 건물이 공격받아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다며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화재는 사우디군이 이날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 여러 발이 사우디 주요 산유 지역인 동부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경보를 발령한 직후 발생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아람코 관계자를 인용해 탄도미사일 1발이 아람코 본사가 있는 다란 단지를 타격해 사무용 건물 1곳의 맨 위 3개층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람코는 사우디의 국영 석유화학 공기업으로 사우디 경제의 중심축입니다.

후티가 아람코 본사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는 사실은 이번 분쟁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에서도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사우디 민방위 당국에 따르면 요격된 후티 반군의 미사일 2기의 잔해가 리야드 주거 지역에 떨어져 민간인 4명이 다치고 주택 15채가 파손됐습니다.

사우디군은 알카르지에서 미사일을 요격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알카르지는 리야드에서 남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사우디 공군의 군사 거점 도십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도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등지의 주요 연료·군사 시설을 전격 공습했습니다.

투르키 알말키 동맹군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민간 시설과 주요 인프라를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합동군 사령부에 확인돼 이를 무력화하는 정밀 군사 작전을 단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말키 대변인은 주요 타격 대상에 수도 사나의 알사바하 중앙기지(주유 및 충전 시설), 지하 예비 연료 저장소를 비롯해 호데이다, 사나, 다마르 등에 있는 연료 운송·하역용 저장 탱크와 부두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후티 반군은 마땅히 예멘 국민에게 필요한 자원을 탈취해 테러 행위를 지원하는 데 직접적으로 전용했다"며 "이들 시설은 사우디와 홍해상의 공항, 항만,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무기고를 채우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공습은 연합군이 작전 개시를 앞두고 해당 시설 인근 민간인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린 직후 단행됐습니다.

공습은 최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 국제공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데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맞서 일주일째 주요 공항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지난 10일에는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으로 13명이 숨지는 최근 10년 새 사우디 내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후티의 공격이 잇따르면서 지난 8일부터 사우디 전역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편 가운데 3천120편 이상이 취소되거나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당초 예정된 출발편의 약 41%에 해당합니다.

3천120여편에는 14일(현지시간) 출발 예정이었던 300여편도 포함됩니다.

일부 항공사는 후티 반군의 공항 공격을 이유로 사우디행 운항을 중단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 전투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예멘 내무부는 남서부 도시인 타이즈를 겨냥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13일 기준으로 지난 하루 동안 6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예멘 정부군 지휘관은 "오랫동안 쟁탈 대상이었던 타이즈를 둘러싼 전투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재점화된 예멘 내전은 최근 촉발된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의 파급 효과까지 겹치며 급격한 확전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후티 반군은 에너지 수송 우회로인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며 사우디의 석유 수출길을 막았습니다.

사우디는 이 해협 인근까지 진격한 후티 반군을 밀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전개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각각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해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사우디의 역내 최대 앙숙이자 후티 반군을 지원해 온 이란은 전날 양측 간의 중재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미국이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후티 반군이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며 "중간선거가 끝난 뒤에도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는 중간선거 승패와 무관하게 대통령직에 있는 자신이 후티를 향한 보복 공격을 명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튀르키예, 시리아 등 역내 국가들이 후티 격퇴 작전에 참여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아람코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