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간) 친이란 반군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공습 이후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간의 무력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후티 반군 측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등지의 주요 석유 시설과 군사 지원 시설을 전격 공습했습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국제 동맹군은 현지시간 13일 성명을 통해 후티의 전쟁 수행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 연료 및 군사 지원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투르키 알말키 동맹군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민간 시설과 주요 인프라를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합동군 사령부에 확인돼 이를 무력화하는 정밀 군사 작전을 단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말키 대변인은 주요 타격 대상에 수도 사나의 알사바하 중앙기지(주유 및 충전 시설), 지하 예비 연료 저장소를 비롯해 호데이다, 사나, 다마르 등에 있는 연료 운송·하역용 저장 탱크와 부두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후티 반군은 마땅히 예멘 국민에게 필요한 자원을 탈취해 테러 행위를 지원하는 데 직접적으로 전용했다"며 "이들 시설은 사우디와 홍해상의 공항, 항만,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무기고를 채우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은 연합군이 사나 외곽의 예멘 석유회사(YPC)의 알사바하 중앙 기지를 타격했지만, 이곳에 비축된 석유 제품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공습은 연합군이 작전 개시를 앞두고 해당 시설 인근 민간인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린 직후 단행됐습니다.
공습은 최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 국제공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데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맞서 일주일째 주요 공항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지난 10일에는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으로 13명이 숨지는 최근 10년 새 사우디 내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이에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재한 사우디 내각은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습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핵심 경제 기반인 주요 석유 시설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수도 리야드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본사가 있는 동부주(州) 등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날 저녁 사우디 민방위국은 수도 리야드와 동부주에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경보를 발령했다가 몇 분 만에 해제했습니다.
연합군은 아람코 본사가 있는 다란과 담맘, 하라드를 겨냥한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요란한 폭발음이 들렸고, 다란에서는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주거지역에 떨어졌다고 연합군은 부연했습니다.
AFP 통신은 리야드에서도 경보 발령후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리야드의 피해 발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재점화된 예멘 내전은 최근 촉발된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의 파급 효과까지 겹치며 급격한 확전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후티 반군은 에너지 수송 우회로인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며 사우디의 석유 수출길을 막았습니다.
사우디는 이 해협 인근까지 진격한 후티 반군을 밀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전개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각각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해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반면, 사우디의 역내 최대 앙숙이자 후티 반군을 지원해 온 이란은 전날 양측 간의 중재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