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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일 정부가 은폐"…새 공문서 확인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10.12 16:17


▲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당시 학살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새 공문서의 내용이 확인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오늘(12일) 보도했습니다.

간토대지진 관련 연구자인 고토 아마네 씨는 최근 새로 발견된 간토대지진 당시 공문서를 자세히 검증한 결과 당시 유언비어로 인해 발생한 조선인 학살 등 만행을 국가가 자세히 조사했으나, 범인 검거를 최대한 제한하고 가급적 처벌하지 않는 방식으로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이니치에 전했습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 등 간토 지역을 강타한 규모 7.9의 초강력 지진입니다.

10만 명가량의 인명피해가 난 이 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본에 살던 조선인 수천 명 등이 일본 자경단원, 경관, 군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토 씨가 근거로 든 공문서는 '선고비수 제22호'로, 당시 가나가와현 지사가 지진에 따른 현 내 조선인과 중국인의 범죄 및 보호 상황을 조사한 5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입니다.

조선인 학살을 연구한 재일 역사학자 고 강덕상 교수가 고서점에서 입수해 지난 2023년 공개됐으며 고토 씨가 이를 분석해 공개한 것입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가나가와현 요코하마는 유언비어가 처음 번진 발원지이자 가장 학살이 심했던 곳임에도 당시 조선인에 의해 발생한 범죄는 1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온다고 고토씨는 전했습니다.

그중 9건은 용의자가 일본인 군중에 의해 살해됐으며 성명이 확인된 것은 5건뿐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죄 내용이 명확한 것도 절도 4건뿐이며, 이 역시 1명 또는 2∼3명이 저지른 것으로 집단적인 범죄나 폭동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대로 범죄자로 오인돼 조선인이 살해되거나 다친 사건은 80건으로, 이로 인해 살해당한 사람은 170명, 다친 사람은 14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사건의 가해자는 모두 군중이며, 80건 중 용의자가 특정된 건수는 10건에 불과했으며, 용의자가 특정된 10건 중에서도 조선인을 죽이거나 다치게 해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3건(살인 2건, 상해 1건)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고토씨는 전했습니다.

고토씨는 "학살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범인은 검거되지 않고,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는, 근대국가로서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정도의 처리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토 씨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인 것에 대해 "내무성, 사법성, 계엄사령부(군), 조선총독부, 각 현·시·정·촌, 각 현 경찰부 등이 조사한 보고서가 여러 종류나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2023년 8월 30일 마쓰노 히로카즈 당시 관방장관은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