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소셜 레코닝'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역을 맡은 제러미 스트롱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업계 거물과 인공지능(AI) 억만장자들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새로운 악당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11일 미국 기술·영화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주요 기술업계 수장을 겨냥한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개봉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소셜 레코닝'은 지난 2021년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위험성을 폭로한 내부고발 사건을 조명하면서, 저커버그를 전작 '소셜 네트워크'보다 더 짙은 악당으로 묘사했습니다.
폭로 당시 페이스북의 수석 제품매니저는 페이스북이 아동의 정신건강 등에 미치는 해악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윤을 위해 이를 은폐하거나 방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개봉한 다큐멘터리 '머스크' 감독은 머스크를 "극도로 위험한 인물"로 규정하며, 자신의 작품이 "매우 어두운 코미디로 시작해 공포 영화로 끝난다"고 소개했습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영화 '아티피셜'에서 올트먼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이용하는 교활하고 권력에 굶주린 사이코패스"처럼 그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업계 수장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AI 기술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대중의 인식이 극적으로 바뀐 결과로 풀이됩니다.
과거 혁신의 본고장인 실리콘밸리의 독창성을 조명한 영화 '잡스'나 다큐멘터리 '섬싱 벤처드' 등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사람들과) 기술의 관계는 열렬한 사랑과 같았지만 그런 사랑은 식는 속도도 빠르다"며 "실리콘밸리와 거기서 만들어지는 제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J.M.타이리 '필름 쿼털리' 편집장도 영화 '시민 케인'에서 볼 수 있는 탐욕스러운 사업가와 '프랑켄슈타인'에서 나오는 미친 과학자라는 전형적인 악당을 결합한 등장인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인기 있는 영화는 현재의 사회적 불안을 거울처럼 보여준다"며 "사람들은 대다수의 희생을 대가로 소수의 손에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고민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사진=소니 픽처스 제공,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