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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동맹국들의 동참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이곳 재판관을 지낸 법률가의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 이후 이뤄진 조치라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EU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워싱턴 전병남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ICC는 전쟁범죄와 대량학살 등 반인도적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우리나라와 EU 등 125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ICC가 미군을 전쟁범죄로 처벌하려 한다며 가입을 거부해왔습니다.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 :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가 미국인을 기소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불량 재판소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자원을 차단해 우리를 상대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무력화시킬 것입니다.]
동맹국 동참도 압박했습니다.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 : 우리는 ICC 일원이면서 미군에 국방을 의존하는 많은 동맹국들이 불량 재판소를 제재하길 기대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미국인들이 더 이상 위협을 받지 않을 때까지 ICC를 조각조각 해체하기 위한 조치를 이어갈 겁니다.]
미국의 이번 제재로 미국 관할 지역에 있는 ICC의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 개인은 6개월 내에 ICC와의 거래를 끊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 제재는 ICC 재판관을 지냈던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 후 이뤄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노벨평화상 수상의지를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현지시간 9일, 평화증진과 국제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필라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위원회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재공유하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AP 통신은 "이번 제재 조치가 노벨평화상 발표 훨씬 이전에 마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부 EU 국가들은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하는 '차단 규정' 발동을 요구하고 나서, 미국과 EU 간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