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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앤 카슨 "아마도 지금은 시가 산문보다 유용"

한성희 기자

입력 : 2026.10.09 01:05


▲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캐나다 작가 앤 카슨(76)이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현했습니다.

카슨은 현지시간 8일 수상자 발표가 이뤄진 직후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와의 인터뷰에서 "미쳤죠. 제 생각에는 그들 모두 미친 것 같아요"라며 스웨덴 한림원이 자신을 올해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솔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2022년 아이슬란드 시민권을 취득한 복수 국적자인 카슨은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아이슬란드에서 들었습니다.

그는 약 15년 전부터 한 해의 일부 기간을 아이슬란드에서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도 카슨에게 수상 소식을 전했을 당시 카슨이 아이슬란드에서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다"며 "그는 매우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카슨은 이날 RUV와의 인터뷰 때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모자를 손으로 붙잡은 채 응하면서, "여기서는 바람 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상 소식을 전한 한림원과의 통화가 "꽤나 더듬거리는(rather halting) 대화"였다고 묘사하면서, "그들은 통상적인 질문들을 던졌는데, 대답할 말이 없었다"고 RUV에 털어놨습니다.

시와 소설, 에세이, 번역, 학술 논문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글쓰기로 유명한 칼슨은 RUV에 "시가 아마도 지금은 산문보다 더 유용할 것이다. 시가 더 빠르고, 모두가 조급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시는 간결해서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호메로스는 예외다. 호메로스는 간결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고전학을 전공한 고전학자이기도 한 카슨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학과 신화, 철학적 주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노벨상 수상으로 독자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출판사는 그러길 바랄 것"이라며 "제 책 표지에 스티커가 붙을 것이고, 스티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카슨은 고전 전통과 유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현대 문학을 위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내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면서, 카슨을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2024년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도 한 카슨은 병마에도 불구하고 창작 의지를 꺾지 않으며 같은 해 시집 '잘못된 규범'을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