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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 해병대원이 일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군사력 강화를 추진해 오던 일본 정부는 거세지는 미군 반대 여론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 소속 데빈 데이콥 발라드 일병이 일본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지난 3일 오키나와의 한 호텔에서 30대 여성의 돈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5일) : 미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며 수사에 전폭적인 협조와 함께 미군의 기강 확립,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주일미군 사령관을 초치했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위기감의 배경에는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가 있습니다.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한 후텐마 비행장은 지난 1995년 미군 3명이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사건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로 불려 왔습니다.
지난달 지방 선거에서 후텐마 완전 철거를 주장하는 진보 후보와 오키나와 내 이전을 지지하는 보수 후보가 맞붙었는데, 자민당 지지를 받은 보수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12년 만에 보수 지사가 탄생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려는 일본 정부도 고무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오키나와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집회 참가자 : 미군 범죄로 인해 우리 오키나와 현민은 도대체 몇 번이나 이렇게 분하고 슬픈 마음을 겪어야 하는지요.]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범죄는 지난해 101건으로 22년 만에 100건을 넘었습니다.
오키나와 지사가 회견에서 웃으며 답변해 성난 여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
어젯(5일)밤에는 도쿄 총리 공관 앞에서도 반미군 집회가 열려, 다카이치 정부는 방위 계획 차질은 물론 지지율 하락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소지혜,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