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70년 산 집에서 들것에 실려 쫓겨났다…분노한 세입자들 거리로

강민우 기자

입력 : 2026.10.04 05:12|수정 : 2026.10.04 08:44


▲ 스페인 주택난 항의 시위

스페인에서 주택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도 마드리드에만 당국 추산 7만 명, 주최 측 추산 50만 명이 집결했습니다.

현지시간 3일, 스페인 마드리드, 발렌시아 등 주요 도시 40여 곳에서 주택난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폭우로 홍수 피해가 발생한 바르셀로나 등 일부 지역은 집회가 연기됐습니다.

마드리드 시내 푸에르타델솔 광장에는 약 2,000명이 천막·텐트를 치고 일주일째 노숙 농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발렌시아에서는 시위가 격해지자 경찰 일부가 몸을 피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경찰은 시위대를 최루탄과 고무총을 활용해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임대료 제한과 총파업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했습니다.

마드리드세입자연합 대변인 발레리아 라쿠는 다른 단체들과 총파업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권력이 다시 거리로 돌아왔다"며 "모든 게 바뀔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87살의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이 70년 넘게 살아온 마드리드의 아파트에서 강제 퇴거당하면서 촉발됐습니다.

그가 들것에 실린 채 집에서 쫓겨나고 이를 저지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폭력 진압하는 장면이 TV를 통해 그대로 전해지면서 크게 논란이 됐습니다.

세입자 단체 측은 2018년 아파트를 매입한 부동산 업체가 월세를 500유로(약 76만 원)에서 2,650유로(약 402만 원)로 올렸다가 1,650유로(약 250만 원)로 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드리드에서만 하루 평균 3건의 강제 퇴거가 집행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부랴부랴 2028년까지 임대차 계약을 자동 연장하고 취약계층 세입자의 퇴거를 제한하며, 단기 임대차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입자 보호 법령을 내놨으나 야권 반대로 의회에서 부결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