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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행 여객기 추락 시도한 부기장 조사에 이스라엘도 참여"

손기준 기자

입력 : 2026.10.03 03:06


▲ 플라이두바이 항공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를 추락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 부기장 조사에 이스라엘 수사관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만 국적 부기장은 전날 UAE로 이송됐으며, 테러 연계 여부 등에 대해 UAE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UAE 국영 통신은 전날 UAE 당국이 사건의 경위와 동기를 밝히고 이번 사건이 테러 활동이나 목적과 연관됐는지, 사전에 계획되거나 지시를 받은 것인지 확인하고자 수사를 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플라이두바이의 가이트 알 가이트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첫 공개 성명에서 당국이 공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공사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조종실에서 발생한 "안전 사건"(safety incident)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알 가이트 CEO는 성명을 통해 "사실관계가 규명될 수 있도록 절차가 진행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객기에서 발생한 일과 관련해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사가 UAE에서 이뤄지는 이유는 국제 항공법상 항공기 내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한 관할권이 항공기 등록국가에 우선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플라이두바이는 에미레이트 항공의 자매사로 등록국가가 UAE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사건의 경위를 규명하고 용의자의 동기와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이스라엘 수사관들이 UAE 당국과 함께 UAE가 주도하는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다만, 부기장 조사에 참여할 이스라엘 기관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UAE는 2020년 아브라함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이란이 주변 아랍국들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강화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동영상 성명에서 부기장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는지 이스라엘이 살펴보고 있다며,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에는 부기장이 오만 국적자라고 밝히면서 그가 급진 이슬람주의 사상에 세뇌됐고 명백히 자살하려 했다면서도 당시까지 행동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오만과 같이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국가 출신 조종사들이 이스라엘행 항공편을 운항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해왔습니다.

부기장이 이번 텔아비브행 항공편에 배정된 경위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두바이에서 출발해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보잉 737 MAX 여객기(FZ 1073편)가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을 지나던 중 기내에서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찌르고 기체를 급강하시키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고도 3만4천 피트(약 1만m)에 있던 여객기는 30여 초 만에 1만6천625 피트를 급강하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조종실 문을 열 수 있도록 잠금을 해제했고 이스라엘 승객 3명과 승무원이 조종실로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했습니다.

마침 승객으로 탑승했던 비번 조종사 두 명이 조종간을 넘겨받아 사우디 북서부 타북 공항에 여객기를 착륙시켰고, 부기장은 바로 사우디 당국에 구금됐습니다.

한편,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마차르 기장은 위험한 테러범의 행위와 발생할 수 있었던 참사에 맞서 용기와 책임감을 보여준 인물로서 충분히 감사받을 자격이 있다"며 "가장 암울한 상황에서 보여준 그의 전문성과 도덕 관념은 그를 진정한 영웅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일에 대한 축소 해석이나 음모론 확산을 경계한다"며 "극단주의와 테러의 위험에 맞서기 위해서는 경계와 신중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르가시 고문의 글은 아직 UAE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UAE 고위 인사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