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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바다서 피어난 '전설' 하지민…관록으로 빚어낸 4번째 금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10.02 13:35


▲ 2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딩기 1인승 경기. 한국 하지민이 경기 전 손 인사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요트는 여전히 낯선 스포츠지만 아시아 요트계에서 '한국'은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산으로 통합니다.

그 중심에는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요트의 새 역사를 개척해 온 '살아있는 전설' 하지민(37·해운대구청)이 있습니다.

하지민은 자신의 5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인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5번째 아시안게임 메달이자, 4번째 금메달을 획득해냈습니다.

하지민은 2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요트 남자 딩기 결승 레이스에서 9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민이 묵묵히 쌓아 올린 커리어는 곧 한국 요트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인승 딩기요트 레이저 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직전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최종 레이스가 무풍으로 취소되는 불운 속에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지만, 이번 나고야 대회에서 다시 정상을 탈환하며 아시아 일인자의 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2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딩기 1인승 경기. 한국 하지민이 경기 전 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작부터 맞닥뜨린 벼랑 끝 위기를 극복해 낸 우승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이번 대회 초반, 하지민은 1차 레이스부터 실격 판정을 받아 최하위권 벌점을 떠안으며 벼랑 끝에서 출발했습니다.

9차례의 레이스 중 단 하나의 성적을 지울 수 있는 카드를 처음부터 써버린 하지민의 진가는 위기에서 빛났습니다.

그는 노련함으로 이어진 레이스에서 흔들림 없이 순위를 차곡차곡 끌어올렸고, 최종 종합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하지민은 아시안게임 통산 4회 금메달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까지 획득했습니다.

치열한 출전권 획득 경쟁을 건너뛰고, 일찌감치 올림픽 체제로 장기적인 훈련 계획을 짤 수 있게 됐습니다.

'요트 전설' 하지민, 4번째 금메달 겨냥 (사진=대한요트협회 제공, 연합뉴스)
요트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중에서도 선수 생명이 가장 긴 대표적인 스포츠로 꼽힙니다.

단순한 근력이나 스피드보다 바람과 조류 등 자연의 변수를 읽어내는 오랜 경험과 연륜이 성적을 좌우합니다.

아시아 무대를 다시 평정한 하지민의 시선은 이제 2028년 LA로 향합니다.

하지민은 2008년 베이징부터 2024년 파리 대회까지 하계 올림픽 무대만 5회 연속 밟았습니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1인승 딩기요트 레이저 종목 종합 7위에 오르며 한국 요트 사상 최초로 '톱10' 진입이라는 새 역사를 쓴 바 있습니다.

(사진=대한요트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