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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0일)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에서 추락할 뻔했던 이스라엘행 여객기를 구해낸 건, 기장과 승객들이 발휘한 기지 덕분이었습니다.
생과 사를 오가는 순간에서, 흉기를 든 부조종사를 제압하고 무사히 착륙하기까지, 당시 상황을 권영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174명을 태우고 두바이를 떠나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는 사우디 상공에서 갑자기 4천 미터 넘게 급강하했습니다.
[미카 바우만/탑승객 : 비행기가 완전히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조금 회전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모두가 비명을 질렀고, 아이들이 울었어요.]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찌르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인도출신 기장 마차르 씨는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저항하며 사력을 다해, 조종실 문을 열었습니다.
밖에서는 열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승객들이 조종실에 들어갈 수 있었고, 난동을 부리던 부기장을 제압해 끌어낸 뒤 결박했습니다.
[탑승객 : 우리는 지금 비행기 안에 있습니다. 현재 테러범을 제압했고, 착륙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항공사고 다큐 시리즈를 좋아한다는 승객은 조종간을 잡아당겨 비행기 추락을 막았습니다.
[야니브 하윤/탑승객 : 조종사도 없이 비어 있는 두 개의 조종간을 보았는데, 예전에 '항공사고 수사대' TV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나서 당겨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비번이어서 승객으로 탑승했던 조종사가 조종간을 넘겨받았고, 사우디 군사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탑승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펠레그 이탈리/승객 : 그 순간 저는 거의 신을 만나고 왔어요.]
[미카 바우만/승객 : 제 눈앞에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았어요.]
흉기 난동을 벌인 오만 출신 부기장이 평소 종교적 신념이 강해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는데, 아직 범행과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우디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건이 벌어진 두바이-텔아비브 간 항공 노선은 운항 중단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규정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제2의 9·11테러를 막았다며 이달 말 총선을 앞두고 안보 위기를 부각하고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