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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양복 입고 최전방 간 국방장관…"규정 지킨 것"?

이경원 기자

입력 : 2026.10.01 09:00|수정 : 2026.10.01 11:37


강신철 국방장관이 취임 이튿날인 지난 23일, 첫 현장 행보로 경기 파주의 육군 25사단을 찾았습니다. 25사단은 최근 비무장지대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발생, 수색 대대장을 포함한 장병 3명이 다친 곳입니다.

그런데 현장 방문 이후 뜻밖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강 장관 복장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방부 수장이 장병들이 다친 최전방 부대를 찾으면서 군복이 아닌 회색 양복 차림으로 방문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겁니다.

그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강신철 국방장관 양복 논란
강신철 국방장관은 '규정'을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국방장관은 현역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군복을 입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역대 국방장관들이 모두 법을 어긴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입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자신의 전임 장관들 대부분 사복 차림으로 갔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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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법 조문은 정확히 어떻게 돼 있을까요. 또 전임 장관들이 부대 방문, 정확히는, 최전방 부대를 찾았을 때 복장은 어땠을까요.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정확한 규정부터 그간의 관행까지 꼼꼼히 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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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헌법부터 확인했습니다.

국방장관은 국무위원입니다. 그리고 헌법은 현역 군인이 국무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방장관의 신분이 민간인인 것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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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민간인이 군복을 입는 행위는 어떨까요.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 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법령상으로는 국방 장관이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맞다"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이를 규정한 법률이 있었습니다. 군복 및 군용 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군복단속법'을 보면, 군인이 아닌 사람의 군복 착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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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조문만 놓고 보면 답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민간인인 국방부 장관이 정식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법령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군복 차림으로 부대를 찾았던 것으로 보이는 역대 국방장관들은 모두 법을 어긴 것일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흔히 '국방장관의 군복'이라고 불러왔던 옷이, 법적으로도 정말 '군복'에 해당되느냐의 문제입니다.

먼저, 과거 국방 장관들의 부대 방문 모습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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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양복을 입고, 그 위에 국방색 점퍼, 이른바 '야전상의'를 걸치고 있습니다. SBS 사실은팀이 국방부 블로그에서 현직 국방장관의 부대 순시 사진을 두루 확인해 보니까, 복장은 다 이렇게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국방장관들이 입었던 위와 같은 야전상의가 법에서 규정하는 '군복'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현행법에서 말하는 군복은 계급장이 부착된, 즉 정식 제복을 의미합니다. 역대 장관들이 입었던 야전상의는 정식 계급장이 없기 때문에, 법에서 말하는 군복의 정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 전화 통화, 지난 29일

실제로 '군복 단속법'의 군복 개념은 '계급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국방장관들이 입었던 야전상의에 계급장은 없습니다. 대신 '국방부장관'이라는 직책 명찰이나 국방부 마크 정도가 부착돼 있습니다. 국방장관은 민간인 신분이라 정식 군복을 입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부대 시찰이나 야외 현장 방문에서는 군복 대신 국방색 야전상의를 걸치는 것이 '관행'이었던 셈입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지금까지 국방장관들이 군복을 입고 부대를 방문했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옷을 단순한 외투라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 국방장관이 야전상의를 입는 데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병욱 교수는 "국방 최고 책임자로서의 상징성과 현장 장병과의 일체감과 동질감, 현장 지도의 실용성, 나아가 철책의 경우 적에게 노출을 최소화하는 보안 목적이 맞물리면서, 과거 국방장관들이 야전상의를 입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적으로는 군복이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군복과 비슷한 상징적 기능을 해왔던 셈입니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국방장관이 군복을 입고 부대를 방문했다"고 표현해 왔던 이유입니다.

물론, 강 장관이 야전상의를 입지 않고 양복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것이 적절했느냐는, 이른바 '복장의 적절성'은 주관적 판단의 영역이라 팩트체크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법 조문만으로 판단할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비록 민간인 신분이더라도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정권과 군령권을 통수하는 국방장관이, 특히, 우리 장병들이 희생된 장소에서, 장병들과 일체감을 드러내는 복장을 갖추지 않은 건 부적절하다는 정무적 의견도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원칙의 문제라기보다, 배려의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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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위와 같은 논의를 종합, SBS 사실은팀은 "국방부 장관은 규정상 군복을 입지 않는 게 맞다"는 주장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민간인인 국방장관이 정식 군복을 입을 수 없다는 원칙 자체는 맞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위와 같은 원칙이 전부는 아닙니다. 국방장관이 현장을 찾을 때 장병들과의 일체감, 혹은 국방 최고 책임자로서의 상징성과 같은 정무적 영역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육군 제25보병사단 방문 (사진=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특히, 이번 논란은 국방부가 '군복'의 개념을 명징하게 설명하지 못한 채 해명을 반복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습니다. 처음 국방부는 강 장관이 왜 양복을 입고 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취임하자마자 현장 점검이 시급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가, 이후 "국방장관은 민간인이기 때문에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맞다"며 꽤 단정적인 입장을 냈습니다. 자연히 "그렇다면 지금까지 국방장관들은 모두 법을 위반한 것이냐"는 반론이 나왔고, 강 장관 스스로 "지금까지 국방장관들도 다 사복을 입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래저래 사족을 붙일 게 더 많아졌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채 시작된 논란은 해명마저 복잡하게 만들고, 결국, 소모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그 상징적 장면 아닐까요.
 
<참고자료>
·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강신철 국방장관 발언 원본 게시물 :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04차 국방위원회 https://w3.assembly.go.kr/main/player.do?ref=cal&rnum=64&mc=337&ct1=22&ct2=439&ct3=04&
· 헌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InfoP.do?lsId=001444#0000
·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군복단속법) : https://www.law.go.kr/법령/군복및군용장구의단속에관한법률
· 국방부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nd9090
· 김관진 전 국방장관 연평부대 방문 사진(국방부 제공 사진) : https://www.yna.co.kr/view/AKR20120307156900043
· 정경두 전 국방장관 서부전선 GOP 방문 사진(국방부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nd9090/221646563018
· 신원식 전 국방장관 해병 연평부대 방문 사진(국방부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nd9090/223244407806
·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 전화 통화, 지난달 29일

(작가 : 김효진, 인턴 : 김정원)